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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 다양한 콘텐츠를 품고 있는 자연유산
현재도 미래도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
2024-09-19 09:30:06최종 업데이트 : 2024-09-19 09:30:0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상촌중학교 뒤편으로 칠보치마 서식지까지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 숲길이 편안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요즘 힐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가 힐링 코스다.

상촌중학교 뒤편으로 칠보치마 서식지까지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 숲길이 편안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요즘 힐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가 힐링 코스다.


  아침에는 제법 선선하다. 추석 연휴도 길어 여유가 있다. 해서 칠보산에 오른다. 늘 오르는 산이라 새로움은 없다. 그러나 오를 때마다 생각한다. 칠보산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친구들과도 자주 오르는데 그때마다 칠보산이 가까이 있어 좋다고 말을 나눈다. 경치가 좋은 봄가을에도 더울 때나 추울 때도 산에 오른다. 칠보산은 우리 삶의 일부다.

  청동기 시대에 칠보산 자락 금곡동에 사람들이 살았던 유적이 있다. 돌무덤이 여기에서 발견되었는데, 지금 수원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있다. 칠보산은 호매실지구를 포함해 서수원 지역을 넓게 안고 있다. 칠보산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품고 살았다. 

가즌바위. 옛날 석공이 가즌바위 속에 보물이 들었을 거로 생각해 바위를 정으로 쪼며 절단했다고 한다. 그때 잘린 자국이 바위 가운데 뚜렷하게 남아 있다.

가즌바위. 옛날 석공이 가즌바위 속에 보물이 들었을 거로 생각해 바위를 정으로 쪼며 절단했다고 한다. 그때 잘린 자국이 바위 가운데 뚜렷하게 남아 있다.


  문화재라는 명칭이 국가유산으로 변경됐다. 문화재는 재화의 개념이 강하고 세계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 과거, 현재, 미래가치를 포함하는 유산의 개념으로 변경해서 세계 기준에 맞게 했다. 그리고 각 유산을 포괄하는 통칭 개념으로 국가유산 체제를 도입하고, 이를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분류해 유네스코 체계에도 맞췄다.

칠보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칠보치마를 비롯하여 다양한 야생 동,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칠보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칠보치마를 비롯하여 다양한 야생 동,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자연유산은 역사·경관·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연물을 명승과 천연기념물 두 종류로 나누어 구분하며, 동물, 지형 및 지질학적 생성물, 식물, 천연보호구역,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 복합경관 7개 항목 중 하나라도 부합하면 자연유산으로 지정한다.

  이를 통해 보면 칠보산 자연유산으로 충분하다. 역사문화경관은 자연환경과 사회문화적 요소의 조화가 이루어진 공간을 의미한다. 칠보산은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고 있다. 마을 이름부터 칠보고등학교, 칠보중학교, 칠보초등학교 학교 이름에, 칠보상인회와 칠보산악회 등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산의 친화적인 이미지가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상촌초등학교 앞에 노새골 이야기 글 판. 노새가 수렁에 빠진 노스님을 구하고, 스님은 노새를 위해 염불했다는 이야기.

상촌초등학교 앞에 노새골 이야기 글 판. 노새가 수렁에 빠진 노스님을 구하고, 스님은 노새를 위해 염불했다는 이야기.


  복합경관은 뛰어난 자연미에 인문학적 가치가 더해진 공간을 의미한다. 칠보산은 지명 유래부터 인문학적 가치가 있다. 칠보산은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 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 등 8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이라 했다. 이 중에 황금 수탉을 차지하기 위해 도적 떼들이 욕심을 부렸다. 황금 수탉을 잡으려고 하자 천둥 번개가 치면서 보통 닭으로 변하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 이후로 칠보산이 됐다. 이는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는 이야기다. 욕심은 종교 및 철학 관련 학문 등에서 기본적으로 언급된다. 

칠보산 정상. 칠보산은 오르는 길이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다.

칠보산 정상. 칠보산은 오르는 길이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다.


  상촌초등학교 앞에 노새골 이야기가 글 판이 있다. 노스님이 노새를 키웠는데,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 마을로 시주를 가던 중 스님은 노새와 수렁에 빠졌다. 노새가 노스님을 물어 수렁 밖으로 던지고 점점 수렁 속에 빠져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노새가 자신을 구하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님은 매일 노새가 빠진 수렁에 와서 염불했다. 백일째 되던 날 수렁에서 노새 닮은 바위가 솟아올랐다. 스님은 그 바위에 앉아 그대로 입적했다. 이후 사람들은 바위 때문에 절대 수렁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노새가 빠진 곳이라고 하여 노새골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다.

칠보산은 바위가 많다. 바위를 보는 재미가 있는데, 동물이 산으로 오르다 머리를 돌리는 모습 같다.

칠보산은 바위가 많다. 바위를 보는 재미가 있는데, 동물이 산으로 오르다 머리를 돌리는 모습 같다.


  상촌중학교 뒷길로 올라 칠보치마 서식지를 지나면 가즌바위가 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바위라는 뜻이다. 옛날 석공이 가즌바위 속에 보물이 들었을 거로 생각했다. 그는 바위를 둘로 잘라 연자매를 만들어 팔아먹고 보물을 갖겠다고 자르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바위를 정으로 쪼며 절단하고 있는데, 32번째 정을 박고 망치질을 시작하자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몰려왔다. 천둥소리와 함께 벼락이 쳐 석공은 죽었다. 그때 잘린 자국이 바위 가운데 뚜렷하게 남아 있다. 
 
칠보산 정상에서 본 서수원 전경. 칠보산은 일상에 지친 수원 시민을 보듬는 치유 공간이다.

칠보산 정상에서 본 서수원 전경. 칠보산은 일상에 지친 수원 시민을 보듬는 치유 공간이다.


  칠보산을 오르는 길이 여럿이다. 그중에 중등칠보산자유학교 입구로 오르면 용화사라는 절이 있다. 이 절 대웅전에는 돌부처가 있다. 여기 역시 전하는 이야기가 여럿이다. 최근 이야기가 마을 아래 밀양 박씨 관련이다. 박씨들은 장사가 많았는데 미륵불을 당으로 모시고 장사가 나오지 않았다. 절을 지으면서 땅의 기운을 막았고 그러면서 칠보산 정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가즌바위와 미륵불 이야기에는 칠보산 지명 유래와 관련 있는 황금 수탉, 맷돌, 절, 장사가 나온다. 이야기가 허구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느낌이 있다. 가상의 이야기 속에는 사회적 문제를 담아내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기의 말보다는 교훈적 서사가 효과적이다. 이도 일종의 형태가 없는 무형유산이다. 

칠보산 맷돌 화장실. 칠보산 지명 유래에 맷돌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화장실을 만들었다.

칠보산 맷돌 화장실. 칠보산 지명 유래에 맷돌이 있는데,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화장실을 만들었다.


  자연공간은 자연 그 자체로 가치가 인정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칠보산은 도심에 낮은 산이지만 사계절 아름다운 경치를 만든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칠보치마를 비롯하여 다양한 야생 동,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상촌중학교 뒤편으로 칠보치마 서식지까지 오르는 길이 완만하다. 숲길이 편안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요즘 힐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가 힐링 코스다. 이 길을 따라 칠보산 이야기를 소개하고, 칠보치마와 생물을 알리는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칠보산을 자연유산으로 보존하는 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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