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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에 둘러보기 좋은 "행궁동 책방 투어"
행궁동에 있는 책방 네 곳의 이야기
2024-09-23 16:10:30최종 업데이트 : 2024-09-23 16:42:31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현우
브로콜리 숲 매장 사진

서점 '브로콜리 숲'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는 문구의 시작에 대한 것은 여러 이야기가 있다. 한 해의 농사가 끝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덕분에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을 하기도 하며, 더위가 끝나고 선선해진 날씨가 공원에 나가 책을 읽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서 독서의 계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여러 유래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출판계에서는 가을에 단풍구경과 같은 나들이 때문에 유독 책 판매량이 떨어져서 만들어 낸 말이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하기도 한다. 

수원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은 도서관과 책방이 있다. 특히 개성있는 책방이 정말 많은데, 다 둘러 보지 않기에는 수원 여행에 아쉬움을 많이 남길 것이며, 다 둘러 보기에는 몇 날 며칠을 수원에서 머물러야 한다. 많은 책방들 중에 걸어서 투어를 할 수 있는 개성있는 책방을 소개하려 한다. 지역은 수원의 행궁동이다. 작은 동네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이곳에는 골목마다 오랜 시간 수원에서 활동한 책방들이 많이 있다. 소개하는 책방에서 분명히 이번 가을에 더할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브로콜리 숲 매장 사진

'브로콜리 숲'의 서가(일부)

 

1. 브로콜리 숲 
운영: 오후 1시~6시, 매주 수요일 휴무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32번길 21-10 2층


수원에서 가장 오랜시간 운영한 책방 중 하나이다. 9월 23일자로 7살이 된다. 두 명의 사장님이 요일마다 번갈아가며 매장을 지키고 있다. 작은 건물의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거에 1층은 꽃집이었다. 현재는 브로콜리 숲의 행사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립출판 시장에서 유명한 '안리타' 작가의 북토크를 진행했다. 오래된 공간인 만큼 오랜 시간 활동한 유명한 독립출판 작가들과의 인연이 깊어서 해당 작가들의 북토크를 종종 진행한다. 
 
공간의 내부는 크지 않지만, 다양한 독립출판물과 기성 출판물이 고루 포진해 있다. 일부 매대에는 작가들의 굿즈들도 많이 있는데 마스킹 테이프, 엽서, 포스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원의 많은 작가들이 브로콜리 숲을 통해 독립출판을 알게 되었고, 꾸준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냥책방 사진

'냥책방'의 간판


2. 냥책방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63 1층

냥책방은 장안문과 팔달문을 가로지르는 대로변에 있는 작은 서점이다. 2023년 5월에 문을 열었는데, 수원 토박이 인스타툰 작가가 고양이와 이야기들로 가득찬 공간을 꾸리고 싶어 시작한 서점이다. 책방에는 주로 산책길에 가볍게 집어 들 수 있는 에세이와 소설,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들여놓고 있고,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엽서와 포스터 등 작은 소품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책방이 조금 협소해서 모임이나 행사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행궁동이 가을 무렵 참 예쁜 동네라서 책과 관련한 야외행사를 만들어볼까 궁리하고 있다. 매장은 현재 잠시 문을 닫고 있는데, 서울에서 사장님의 팝업 행사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책을 좋아한다면 방문하기 좋은 서점이다. 10월 10일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니 참고해서 방문해보자. 

냥책방 사진

'냥책방'의 서가(일부)


냥책방 사장님이 이번 가을에 읽어볼 책으로 추천한 책은 김그래 작가의 「엄마만의 방」이다. 이 책은 "쉰이 넘은 엄마가 베트남으로 혼자 일을 하러 떠났다. (중략) 엄마에게는 처음으로 자기만의 방이 생겼다."라는 문장이 담겨 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족 구성원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기회를 가져 보시기를, 저물고 스러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뒤로 단단히 여물어 있던 열매에 대하여 생각하는 계절이 되시기를 권해드립니다."라는 말과 함께 추천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 내부 사진

'그런 의미에서' 서가(일부) 


3. 그런 의미에서
운영: 주 7일 오후 13시부터 공간이 열려 있고, 매월 마지막 화-목 3일 동안 휴무다.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72번길 12, 3층
 
냥책방에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신호등을 건너 조금 걸으면 그런 의미에서 책방에 방문할 수 있다.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으로"라는 한 줄 소개를 가진 그런 의미에서 책방은 3층에 있으며, 매탄동에서 행궁동으로 올해 2월에 확장 이전한 책방이다. 30년 넘은 가정집을 개조한 덕분에 방마다 공간 구성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크게 거실 공간에는 시그니처 전면 책장이 있다. 맞은 편에는 책장을 감상하며 독서할 수 있는 우드 슬랩이 있고, 창가를 따라도 긴 바 테이블이 있다. 가장 작은 방은 책으로 가득한 방으로, 벽면을 따라 늘어진 책장은 천장에 닿아 있다. 반대쪽 방은 세미나실인데 평소에는 카페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행사가 있으면 문을 닫아 공간을 분리해서 책방을 운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책방 내부 사진                      '그런 의미에서'는 가정집을 개조하여 공간마다 다른 내용을 담은 운영이 특징이다. 


매월 출판사와 기획전을 진행하며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진행한다. 음료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특별한 점은 커피가 없고 차와 술이 있는 공간이다. 읽고 싶은 책을 고르듯 마시고 싶은 음료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책방 사장님이 추천한 가을 책은 「당신의 판타지아」이며 가을에 읽기 좋은 단편소설이다. 

 

시요 매장 사진시집 전문 서점 '시요'의 서가, 추천하고 싶은 책을 큐레이션해서 선보인다. 


4. 시요
운영: 오후 12시~20시, 매주 월, 화 정기휴무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900번길 15, 3층
 

그런 의미에서 책방에서 나와 왼쪽으로 걷다보면 골목이 있다. 그 작은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책방 시요에 닿을 수 있다. 시요는 2023년 8월 문을 열고 1년 정도 운영한 서점이다. 3층에 있는 책방인데, 계단을 따라 올라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이곳의 가장 특별한 점은 '시 전문' 서점이라는 것이다. 시집들은 모두 직접 읽은 책들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큐레이션 한다. 모든 책은 다 읽어볼 수 있게 준비되어 있고, 음료를 주문하면 자리에서 읽어볼 수 있다.

 

시요 매장 사진

서점 '시요'의 공간


이곳은 방문한 서점 중에 유일하게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며, 맥주도 함께 판매한다. 간단한 디저트도 있어서 음료와 함께 유유자적하게 시를 즐기기 좋다. 종종 시인과 함께 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때론 단골 손님이 자발적으로 시 낭독 및 필사 모임을 진행한다. 책방 사장님이 추천한 가을 책으로는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이며, 이유는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고 미쳐가도(?) 되는 계절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절이니까요. 이 시집은 모두 담겨 있어요."라고 말했다.


행궁동에는 이 외에도 경기서적 행궁점, 책쾌, 백년서점, 딱따구리 책방 등 다양한 개성을 지닌 책방이 많이 있다. 나란히 산책하기 좋은 날씨, 행궁 성곽길을 걷다보면 모두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니 산책 끝에 책을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이현우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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