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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과 억새로 가득한 수원의 가을 풍경 속으로
장안공원에서 팔달산까지 알록달록
2024-11-11 17:05:25최종 업데이트 : 2024-11-11 17:05:23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단풍의 아름다움이 황홀하다

단풍의 아름다움이 황홀하기만하다


요즘은 밖에만 나갔다 하면 아파트 단지의 관상수나 도로변의 가로수, 공원이나 산야 등 눈에 띄는 게 울긋불긋한 단풍들이다. 겨울의 문턱인 입동(7일)이 지나 계절상 겨울이지만 가을과 겨울이 겹치는 시기다. 사람들은 초겨울 옷을 돌돌 감고 다니지만 마음은 아직도 가을에 머물러있는 것 같다. 따사로운 햇살이 품어준 온화한 날씨에 단풍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단풍 관광이라면 흔히 강원도 설악산이나 전라도 내장산을 떠올리지만 단풍이 지나면 억새꽃이나 갈대꽃 관광으로 이어진다. 억새꽃이라면 강원도 정선군 민둥산이나 경남 산청군 황매산 같은 명소를 가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집에만 갇혀 살다 보니 시원한 바깥바람 콧바람을 쏘이고 싶어서 일 것이다. 1일 관광이라면 굳이 먼 곳에 가지 않고도 단풍과 억새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관광의 도시 수원이다. 

 

수원시민들은 광교산을 찾아 단풍을 즐기거나 팔달산 회주로의 단풍이나 화서문에서 서북각루로 이어지는 성벽을 둘러싼 은빛 출렁이는 억새꽃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긴다. 필자도 단풍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취재할 겸 단풍 구경에 나섰다. 겨울답지 않은 20도의 온화한 날씨에 휴일이라 어린이들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겨울 속으로 빠져드는 가을 단풍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인파를 이룬다.

 

장안공원에는 노인들이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담소를 나누거나, 운동기구에 매달려 운동을 하거나 장기를 두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늦가을을 즐기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을받으며 담소를나누는 노인들

한가롭게 앉아서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


화서문 언덕길에 오르면 성벽 따라 억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은빛 나는 억새꽃이 소슬바람에 하늘하늘 출렁이는 아름다움은 장관이다. 그런데 곳곳에 잡목과 잡풀들로 인해 억새의 일부가 죽어 벌초한 흔적이 있다. 억새풀의 아름다움에 빠져든 사람들은 억새꽃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다고 억새를 밟아 길을 내어 흉측해 보인다.

 

억새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젊은이들

억새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려는 젊은이들


옛날에는 쓸모없는 억새풀이었지만 지금은 관광테마로 각 지방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억새풀 축제 행사까지 한다. 자연이 선물한 억새꽃의 아름다운 풍경은 가을에 피어 겨울까지 이어지는 아련한 풍광을 자아낸다. 성벽에 둘러져 있는 억새는 자연의 유산이며 정조가 수원시민들에게 남겨놓은 유산이다. 정조가 팔달산을 중심으로 신도시를 개발하고 성벽을 쌓으면서 먼 훗날 팔달산을 찾는 수원백성들을 위해 다 뭉개지 않고 억새풀 일부를 남겨놓은 것이다.

 

억새풀 군락지를 지나면 팔달산 회주로(回週路)에 들어선다. 회주로를 따라가다 보면 정조의 동상이 있다. 정조는 200여 년 전 수원을 농·상·공 신도시로 개발 화성백성들을 이주시켜 놓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모습이다. 
 

매년 잊지않고 어머니 홍씨의 진찬연을 열어주는 수원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교지를 내릴 것같다

매년 잊지않고 어머니 홍씨의 진찬연을 열어주는 수원 백성들에게 감사하다는 교지를 내릴 것만같다.

 

회주로에 울긋불긋한 단풍들은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곳곳에 운동기구와 의자도 설치되었다. 지나다가 운동기구에 매달려 운동하는 사람들, 의자에 앉아 사색을 즐기는 사람들, 산책을 하며 단풍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잇는다.
 

겨울로 빠져드는 단풍을 즐기는 시민들

겨울로 빠져드는 단풍을 즐기는 시민들


성신사에 도착했다. 성신사는 수원화성을 지키는 성신(城神)에게 제사를 올리는 사당이다. 정조는 화성(華城)이 완료될 무렵 수원부사 조심태에게 성신사를 설치할 것을 명하고 축문까지 직접 써서 내려보냈다. 1796년 9월에 완성하고 신주를 봉한 후 매년 봄가을에 제사를 지냈다. 일제 때 파괴되어 2009년 '화성의궤'와 발굴 유물을 참고하여 복원된 것이다.
 

단풍으로 둘러싸인 성신사 모습

단풍으로 둘러싸인 성신사 모습

 

성신사를 지나 홍난파 선생의 '고향의 봄' 노래비에 도착했다. 세 갈림길이다. 왼편으로는 팔달문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올라가면 팔달산 정상에 군사지휘소인 서장대가 있다. 직진하면 문화원과 옛 도청을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다시 출발점을 만나게 된다. 한 잎 두 잎 낙엽 지는 가을이 아쉬워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잇는다. 


낙엽지는 늦가을 단풍길을 걷는 시민들

낙엽지는 늦가을 단풍길을 걷는 시민들


이처럼 아름다운 팔달산의 단풍길을 두고 먼 데로 가야만 즐거운 관광인가? 바깥바람 콧바람 쏘이러 가는 것이 관광이라면 단풍과 억새꽃의 낭만을 즐기며 팔달산의 역사유적도 살펴보는 수원 관광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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