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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수목원이 문을 닫는 월요일에도 가볼 만한 산책 코스
늦가을 정취를 느끼며 가볍게 걷기 좋은 산책로 추천
2024-11-26 08:50:30최종 업데이트 : 2024-11-26 08:56:47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매주 월요일에 휴원하는 영흥수목원과 일월수목원.

매주 월요일에 휴원하는 영흥수목원과 일월수목원이다.


수원을 대표하는 산책 명소가 된 '영흥수목원'과 '일월수목원'은 매주 월요일이 휴원하는 날이다. 단, 월요일이 공휴일이나 연휴인 경우에는 그 다음날에 문을 닫는다. 지난해 수목원이 개관한 뒤로 꾸준히 방문하고 있는 데도 이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 11월 25일, 월요일도 마침 그런 날이 되었다. 지난주 갑자기 내린 비에 후드득 떨어지는 단풍을 보며… 괜히 마음이 조급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모처럼 쉬는 날을 맞이한 가족과 나왔는데 낭패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알록달록 낙엽 이불을 덮고 있는 길을 따라 걸었더니, 수목원 만큼이나 기분 좋은 가을 나들이가 되었다. 우연히 만난 전망대는 수목원 전체가 훤히 보이는 곳이라서 전경을 한눈에 확인한 셈이 되었다. 문을 닫고 운영하지 않는 날에도 걷기 좋은 코스를 소개해 본다.

영흥숲공원 산책로는 방문자센터를 정면으로 봤을 때 오른쪽 길에서 출발한다.

영흥숲공원 산책로는 방문자센터를 정면으로 봤을 때 오른쪽 길에서 출발한다.


산책로의 시작은 바로 영흥수목원 방문자 센터 앞이다. 주차장은 수목원 주차장을 그대로 이용했으며 요금은 3시간까지 1,000원이라 부담이 없었다. 종합 안내판 사진을 한 장 찍어 두면 초행길에 유용한 길 찾기 지도가 된다. 오늘의 코스는 수목원을 왼쪽 가슴에 두고 빙 둘러서 걷는 산책로다. 한 바퀴 돌아보는데 40분 정도 걸렸는데 혼자서 빠른 걸음이면 20분도 충분하겠다.

우린 수목원 나들이에 허탕을 쳐서 걷게 되었지만,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은 매일 오는 듯 익숙한 모습이다. 혼자서 파워워킹으로 걷는 사람, 반려동물 산책 시키려고 나온 이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등 다양한 시민들이 가을과 만나고 있었다. 곳곳에 쉬었다 갈 수 있는 나무 의자나 '도란 마당'이란 이름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겠지만 낮 시간에는 머물기 좋은 아직은 가을에 가까운 날씨다.

수목원을 보면서 걸을 수 있어 눈이 즐거운 산책이었다.

수목원을 보면서 걸을 수 있어 눈이 즐거운 산책길이기도!


놀라웠던 건 수목원 안쪽의 모습이다. 영흥수목원과 영흥숲공원의 산책로는 울타리로 나뉘어 있다. 걷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수목원이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준달까? 안쪽에서는 식물을 살피고 새로운 길을 깔며 점검하는 듯한 모습이다. 수목원의 월요일이란 휴원일이라고 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문을 닫고 정비하는 쓰임이었던 것. 겨울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지 짚단으로 땅을 덮는 모습도 보인다.

2024년 올해의 첫눈 소식은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11월 하순에서 12월 초가 될 거란 일기예보를 봤다. 그렇다면 바로 이번 주가 첫눈이 찾아오는 디데이가 된다는 사실! 기후 변화로 매년 조금씩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목원과 공원의 식물 또한 잘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겐 휴일이 있는데 식물 또한 쉬는 시간이 필요할 테지.

식물의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던 건 산책로에서 수목원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방문자 센터에서도 보이긴 하지만 온실 쪽은 멀었는데 이렇게 공원 방향에서, 그러니까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풍경은 또 달랐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살이 눈부셔서 숨바꼭질하듯 주변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탁 트인 전망대는 수목원에 왔다면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

탁 트인 전망대는 수목원에 왔다면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


이길 따라 걸으면 전망대까지 갈 수 있다. 중간중간 <나가는 길>이란 안내 표지판이 있어서 혹시나 산책을 마치고 싶다면 밖으로 나가도 된다. 그럼에도 역시 전망대까지 오르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이란 눈과 마음까지 시원해지니까 말이다. 의자에 앉아 쉬고 있노라니 여기가 바로 낙원인가 싶다. 새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그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조용히 낙엽비가 내리는 풍경이라니! 면적 146,000㎡, 1,000여 종이 넘는 수목원을 한눈에 구경하는 재미까지 있었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걷는 길, 처음 와본 길이라 가던 방향대로 걸어갔는데 5분 만에 출구에 도착해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갔을 텐데… 아쉬움마저 들었다. 충분히 걷기 운동을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출발 코스로 다시 되돌아가는 산책로를 권하고 싶다. 영흥숲공원은 수원팔색길의 제5코스 도란길이기도 하다. 도란길의 길이는 총 10.9km, 영통중앙공원에서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3시간 40분 소요되는 코스다. 트레킹 코스로 추천해 본다.

먼지를 털고 다시 도심으로 나가는 시간, 즐거운 가을 산책이었다.

먼지를 털고 다시 도심으로 나가는 시간, 올가을 가장 좋았던 단풍 명소였다.


출구에서 좋았던 점은 흙먼지 털이 기계가 있어서 신발을 털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은 늘 좋지만 먼지 묻은 신발로 다시 도심 속을 걷기란 어려운 법이다. 산책로 마지막 코스에 있어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사람이 많은 등산로라는 것이다. 혼자 등산을 다닐 때면 걱정되는 순간도 있는데, 이곳은 공원형 산이라서 인적이 드물지 않아 걱정 없이 재방문할 수 있겠다.

수목원 방문자 센터 근처는 <도란 마당>이다. 팔색길 도란길 위에 있는 시민 마당으로 누구나 머물 수 있으며, 단풍이 아름다운 대왕참나무와 계절초화가 아름답기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식물마다 이름표에 QR코드가 있어서 궁금한 걸 바로바로 해소할 수 있었다.

식물마다 이름표에 QR코드가 있어서 궁금한 걸 바로바로 해소할 수 있었다.


재미난 사실은 식물마다 안내문이 세워져 있어 혼자서도 구경하기 좋다. 식물의 종류, 꽃 피는 시기, 열매 맺는 달, 그리고 QR코드가 있다. 어쩐 일인지 개화기인 4월이 아니라 가을 날씨에도 '꽃댕강'이 꽃을 피우고 있길래 카메라를 대봤다.

국립생물자원관의 홈페이지로 이동하더니 상세정보가 뜬다. 꽃댕강나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물론 분포 지역도 알려준다. 꽃나무에 대한 공부까지 하고 나니, 식물원에 온 보람을 하나 더 얻어 간다. 문을 닫는 월요일에도 걷기 좋은 길! 늦가을의 낭만이 가득한 숲에서 계절의 흐름을 따라가는 시간이다.

 
영흥수목원 안내
주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435 영흥수목원 
주차: 3시간 이내 1,000원
운영시간: 화~일, 09:30~17:30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나 연휴인 경우, 그 다음날 휴원)
홈페이지: https://www.suwon.go.kr/web/yharbor/index.do
문의: 031-369-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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