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 뚜벅이 여행하기 좋은 곳, 신작로 근대거리 한 바퀴!
수원역 급수탑부터 행궁동 공방거리까지 도보 1시간 코스
2024-12-19 15:33:22최종 업데이트 : 2024-12-19 15:33:21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행궁동 공방거리부터 수원역 급수탑까지 조성된 '신작로 근대거리'

행궁동 공방거리부터 수원역 급수탑까지 조성된 '신작로 근대거리'


수원에 놀러 온다는 친구에게 '어느 수원'을 소개해 줄까? 요 근래 고민 아닌 고민거리였다. 수원의 여행지를 말할 때면 역시나 수원화성을 빼놓을 수 없다. 화성은 많이 가봤다길래 그럼 어떻게 갔는지 물었더니 역시나, 매번 운전해서 갔다는 거다. 그럼 <신작로 근대거리>를 아느냐고 물었다. 듣긴 했지만 가본 적은 없다기에 옳거니! 그러면 되겠다 했다. 수원역에서 출발해서 화성행궁이 있는 행궁동까지 신작로를 따라 가만가만 걷는 코스로 정했다.

역사와 정보를 담고 있는 안내문이 있어서 혼자서도 가볼 만한 뚜벅이 여행지로 추천!

역사와 정보를 담은 안내문이 있기에 혼자서도 가볼 만한 뚜벅이 여행지로 추천!


<신작로 근대거리>라고 조성된 곳은 급수탑부터 시작되지만 수원역에서 만났기에 역에서 걸었다. 정확한 출발지는 수원역 7번 출구다. '수원역 로데오거리'로 불리는 이곳은 그냥 보기엔 근대거리와는 거리가 멀다. 옛 경기도청이 있는 방향으로 걷다 보면 '수원세무서'가 나온다. 세무서에서 작은 길 하나를 건너면 <인쇄소 골목>이 나오고, 바로 거기서부터 근대(近代)화 시대의 모습이 물씬 느껴진다.

▲매산 초등학교 ▲수원향교 ▲수원시민회관 ▲구 수원시청사(현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구 수원문화원(현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 ▲구 수원극장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수원 구 부국원 ▲팔달사 ▲산루리의 영웅들(안내문) ▲공방거리 등 총 15곳이다. 주요 장소마다 회색으로 된 커다란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지도 속에 현재 위치가 표시되어 있기에 사진을 하나 담아놓으면 길 안내를 위한 보물 지도가 된다.

수원화성으로 가는 길에 읽어 보면 좋은 정보가 담긴 '화성전도'

수원화성으로 가는 길에 읽어 보면 좋은 '화성전도'


아직 몇 개의 인쇄소가 남아 있는 골목길에서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코스는 <매산초등학교>다. 1906년 9월, 수원 거류민 소학교로 개교한 이곳은 120년을 바라보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처음 만들어진 것은 수원에 사는 일본인 자녀를 위해서였으나 해방 이후, 1945년에 소학교를 폐교하고 같은 해 4월, <수원 남수 공립학교>로 다시 문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학교라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길가에 수원화성에 대한 역사와 화성 전도가 있어 읽어볼 수 있다.

이길 따라가면 화성이 시작되는 팔달문이 있으니까 예습으로 공부하기에 딱이다. 수원화성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성곽 시설물인 포루와 각루, 공심돈 등 사진으로 먼저 만나 보자. 가운데 화성행궁이 있고 빙 둘러서 있는 것이 이 역시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성곽길을 걸을 때 시설물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사진을 찍어두면 좋다.

문화재이기에 문을 닫아두었지만, 사전 예약을 하면 방문할 수 있다.

문화재이기에 문을 닫아두었지만, 사전 예약을 하면 입장할 수 있다.


나무로 만든 홍살문을 지나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수원향교>다. 수원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 설립된 국립교육기관이다. 1291년 화성군 봉담면 와우리에 세워졌던 것이 1795년, 조선 정조 때 화성 축성으로 이곳!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으로 옮겨 건립했다. 평일에 방문한다면 사전 예약을 통해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 문의 031-245-7639)

향교를 지나면 수원시청사로 사용된 건물이 있다. 현재 수원시 여성가족회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시민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가 들어가 본 곳은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이다. 열네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해방 이후, 집으로 돌아온 안점순은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한 뒤 그 후 여성인권 운동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기억의 방은 문화관 1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일요일은 휴관하지만 사전 예약을 하면 둘러볼 수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 문의 031-224-0814)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건물 옆, 빨간 벽돌 건물에 있는 기억의 방

수원시 여성가족회관 건물 옆, 빨간 벽돌 건물 안에 있는 기억의 방


1928년 서울 마포구의 복사골에서 태어난 안점순, 1941년 열네 살에 일본으로 강제 연행되었던 소녀 안점순, 해방 이후 귀국했지만 한국전쟁을 겪는 등 아픈 역사는 계속된다. 1992년부터 수원시민으로 살기 시작하여 2018년 3월, 영면에 들기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던 평화 활동가 안점순이다. '100만 시민이 수여하는 여성인권상'을 받는 여성인권 운동가로 살았던 수원시민 안점순을 기리기 위한 기록이 남아있다. 

작년에 왔을 때와 달라진 점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경로 지도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견학을 왔다가 남기고 간 편지다. "그동안 많이 힘드시고 무서우셨죠. 이젠 괜찮아요. 저희가 계속 지켜보고 있을게요.", "저희에게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요. 그 마음을 나눠 드리러 왔어요.", "너무 늦게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등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워진다. 자주 찾아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후회가 들었던 것이다.

지난달, 매여울 도서관에서 <그림책 역사를 그리다 : 한국 현대사>라는 수업을 들었다. 첫 시간 일제강점기에 대해 배우면서 이곳, 기억의 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곳에 있던 많은 이들이 "수원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다."라는 말씀을 듣고 놀란 기억이 있다. 나만 알고 있을 일이 아니라 주변에 많이 알리고, 시민기자로서 지속적으로 기사를 써야겠단 생각도 다시금 해보는 시간이었다.

전시장으로도 쓰이고 있는 수원 구 부국원의 모습

전시회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는 수원 구 부국원의 모습


<수원 구 부국원> 역시 도서관 수업에서 들었던 곳이다. TV에도 종종 등장하는 곳으로 최근에는 지난 8월, MBC '이유 있는 건축'이란 프로그램에 나왔다. 방송인 전현무가 건축물로서 의미 있는 장소로 부국원을 소개했다. 이곳 역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다른 주제를 가진 전시를 개최하기에 여러 번 와볼 만한 곳이다.

현재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는 『농업과 산업이 어우러진 마을 고색동』이다. 수원시 마을지 시리즈와 연계된 전시회로 기간은 내년 6월 22일(일)까지다. 1층은 수원 구 부국원 건물에 대한 역사를 알 수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이번 전시의 주제인 고색동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있다. 글과 함께 사진으로 본 고색동의 풍경과 사람들은 책자로도 읽어볼 수 있다.

전시회를 보고 난 다음, 복습하듯 만들어둔 스탬프 코너에서는 고색동의 마을 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장소는 기다란 굴뚝이 있는 <영신연와>다. 차를 타고 오며 가며 보던 곳이라서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역사를 알 수 있었던 것. 수원시에 남은 유일한 근현대 산업 유산으로 알려진 '영신연와 벽돌 공장(권선구 고색동 887-19번지)'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가동됐던 근대건축물이다. 현재 벽돌을 굽던 가마터와 공장동 1개 동과 기숙사동 4개 동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고색동 마을 이야기와 함께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주민들이 그린 고색동 마을 지도를 보며, 기록의 힘을 느낀다.

주민들이 그린 고색동 마을 지도를 보며, 기록의 힘을 느낀다.


그 밖에도 수원 구 부국원과 마주하고 있는 <대한성공회 수원교회>와 <팔달사>, 산루리 영웅들에 대한 안내문을 읽으며 걷는 시간! 근대 사회를 뚜벅이 여행으로 직접 걸어보는데 의미가 있었다. 참고로 '산루리'란 일제강점기 팔달문 밖의 지명이 수원면 산루리였다. 산루리 출신의 독립운동가 이선경, 박선태, 김노적, 이현경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다. 화성행궁 앞에서 끝난 도보 여행은 2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그저 걷기만 한다면 수원역 급수탑에서 행궁동 공방거리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수원향교 방문을 예약해서 반나절 정도 넉넉하게 둘러보는 코스가 좋겠다.

신작로에 서서, 식민지의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분명 아픈 기억이다. 그렇지만 기억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역사란 없다. '용담 안점순의 기억의 방', '고색동 마을 전시회', '산루리 영웅들'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들은 모두 기억하기 위한 노력이다. 남은 숙제도 있다. '영신연와 벽돌공장'을 보존할 것인지 개발할 것인지, 수원화성의 남수문을 복원하는 일, 그래서 끊어진 팔달문과 잇기 등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신작로 근대거리 안내]
급수탑 → 수원역 인쇄소 골목 → 매산초등학교 → 경기도청사 구관 → 수원시민회관 → 수원향교 → 구 수원문화원 → 구 수원시청사 → 구 수원극장 → 수원 구 부국원 →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 팔달사 → 산루리의 영웅들 → 공방거리
안선영님의 네임카드

수원여행, 수원도보여행코스, 수원화성, 화성행궁, 신작로근대거리, 행궁동, 용담안점순기억의방, 수원향교, 수원구부국원, 수원관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