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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며 새들을 만날 수 있는 곳, 일월저수지
일월저수지에서의 겨울 탐조
2025-01-06 13:09:33최종 업데이트 : 2025-01-06 13:09:31 작성자 : 시민기자   양선영
겨울철새들을 볼 수 있는 일월 저수지

겨울철새들을 볼 수 있는 일월저수지


 장안구 천천동에 있는 일월저수지는 아파트들 사이에 있는 흥미로운 저수지이다. 도심 속에 저수지가 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막상 저수지에 들어서면 길쭉한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늘어선 산책로는 멋스럽기도 하다. 일월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일월공원은 시민들의 산책 장소로 유명한데 그래서인지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수지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운동하는 시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원래 저수지란 물을 가뒀다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월저수지는 일제 강점기에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물이 풍부한 생태적 환경 덕분에 이제는 새들이 살아가는 소중한 보금자리로 보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월 저수지는 탐조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 물새, 뿔논병아리, 왜가리 등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서식하고 있어 탐조인들 뿐만 아니라 조류 사진가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일월저수지는 계절별로 새들의 다른 모습을 관찰할 수 있지만 그중 겨울 탐조의 매력은 겨울 철새를 관찰할 수 있고 나무가 앙상하고 저수지에 풀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새들을 관찰하기에는 좋은 계절이라는 것이다.

겨울철새인 청둥오리들

겨울철새인 청둥오리들


 저벅저벅 흙길을 따라 걸으니, 곧바로 새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제일 처음 발견한 새는 역시 청둥오리들이었다. 청둥오리는 가을 수확이 끝나갈 무렵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흔한 겨울 철새이다.   주로 농경지, 연못, 개울 등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사는데, 때문에 물이 풍부한 일월저수지는 청둥오리들의 주요 서식지로 자리 잡은 듯했다. 보통 저수지에 풀이 많이 자란 다른 계절과 달리 탁 트인 물 위에 여유롭게 둥둥 떠 있는 청둥오리들은 보는 이에게 여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청둥오리들은 10월 초순에 도래해 4월 하순까지 관찰되는데 특히 번식기를 지난 4월 초쯤에는 어미를 따라다니는 귀여운 새끼들도 관찰할 수 있다.

먹이를 찾고 있는 듯한 중대백로

먹이를 찾고 있는 듯한 중대백로

 
 청둥오리들 옆에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새가 있었는데 바로 중대백로이다. 온몸이 흰 색인 중대백로는 어디에 있어도 눈에 띄는데 특이한 점은 여름철의 부리는 검은색인데 겨울철에는 황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부리가 뾰족하고 길어 물고기를 잡기에 알맞고 주로 하천의 강가 자리 등지에서 천천히 걸어가며 물고기를 잡는다. 움직임이 많이 없어 얼핏 보면 조각상처럼 보이기도 했다. 백로과 새들은 번식기가 되면 하천 주변에 멀지 않은 침엽수와 활엽수 위에 다른 백로류와 함께 집단으로 번식한다고 한다.

까만 깃털에 빨간 눈이 매력적인 물닭

까만 깃털에 빨간 눈이 매력적인 물닭

 
 온몸이 검은색에 빨간 눈을 가진 물닭의 무리도 보였다. 물갈퀴와 유사한 판족을 가진 물닭은 수영과 잠수에 능하며 흥미로운 점은 위험을 느낄 경우 수면을 박차며 물 위를 뛰면서 날아간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물 위를 나는 새라고도 한다. 물닭들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서인지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아 비교적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뿔논병아리도 관찰할 수 있었다. 헤엄을 잘 치고 잠수에 능한 뿔논병아리는 일월저수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인데, 숨바꼭질하는 듯 발견만 하면 물속으로 숨어 들어 자세히 관찰하기가 어려웠다. 이 새의 흥미로운 점은 새끼를 낳으면 등위에 태우고 다니는 것이다. 새끼들이 머리만 살짝 내밀고 어미의 깃털 속에 숨은 모습은 미소를 자아낸다. 얼룩말처럼 검은 줄무늬를 가진 새끼들의 모습 또한 이색적이다.

유유히 하늘을 날아가는 청둥오리들

유유히 하늘을 날아가는 청둥오리들

 
 물에 서식하는 새들뿐만 아니라 산새들인 까치, 참새, 물까치, 직박구리 등 다양한 새들을 탐조할 수 있었다. 맨눈으로도 대부분의 새를 볼 수 있지만 새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면 쌍안경을 추천한다. 겨울 뿐만 아니라 일월저수지는 계절별로 주는 매력이 다르니 계절마다 방문해 새들의 성장을 관찰하고 자연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민들의 산책공간이자 새들의 보금자리인 일월저수지

시민들의 산책공간이자 새들의 보금자리인 일월저수지

 
 점점 서식지를 잃어가는 도심 속의 새들에게 일월저수지는 풍부한 먹이를 제공하며 번식까지 할 수 있어 소중한 장소일 것이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어서인지 저수지 주변으로 플라스틱 찌꺼기가 모여 있어서 혹시라도 새들의 먹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도시 개발로 서식지와 함께 새들도 점점 줄어드는데 부디 철새들의 귀한 보금자리가 오래도록 잘 보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심 속의 정원인 일월저수지는 산책뿐만 아니라 근처에 일월도서관과 놀이터도 있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을 것 같다. 또한 얼마 전 개관을 마친 일월수목원도 일월 저수지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겨울 산책을 마치고 따뜻하게 몸을 녹이며 온실 속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나보는 것도 추천한다.

 오랜만에 맑은 찬 바람을 맞으며 탐조를 하고 산책을 마치니 몸도 마음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자연과 함께 한 시간은 언제나 휴식이고 위로의 시간이다. 올겨울, 움츠린 몸을 펴고 여유롭게 노는 다양한 우리나라의 새들을 관찰하며 겨울 산책을 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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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저수지, 일월공원, 겨울탐조, , 겨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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