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생기발랄한 초록수목원에서 힐링공간을 찾다
수원 영흥·일월수목원 실내공간에서 데이트
2025-01-22 13:24:00최종 업데이트 : 2025-01-22 13:23:5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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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방문한 영흥수목원 나이가 들면서 부부는 말수가 적다. 딱히 무슨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서로 상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서로에 대해 말할거리가 적어서다. 다 자라버린 아이들은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고 무언가 여가를 함께 즐기기에는 왠지 모르게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 옆 지기의 제안으로 둘이 함께 지난 일요일 영흥수목원에 다녀왔다. 지난 가을 일월수목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갔었는데 정말 좋았었다며 이번엔 가보지 않은 영흥수목원에도 가보고 싶다는 거다. 처음엔 겨울 수목원에 뭐 볼게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생각해서 한 제안이라 단번에 거절할 수가 없어 아무런 기대 없이 한 두시간 좀 걷다 오지 뭐 하는 생각으로 따라나섰다. 겨울 수목원은 그야말로 황량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수목원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겨울 바람만 가득했다. 겨울 햇살은 차갑기만 하고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만 방문객을 반긴다. 처음엔 그냥 앙상한 나뭇가지로만 보였는데 찬찬히 보니 줄기 색이 어쩌면 저렇게 선명하고 예쁠까? 알고 봤더니 줄기가 연두색인 것은 노랑말채, 빨간색은 흰말채나무라고 한다. 옛날부터 말의 채찍으로 쓰면 좋다고 하여 말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황량한 겨울을 오히려 즐기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겨울 햇살을 받고 반짝반짝 붉게 빛나는 흰말채나무는 잎이 없지만 줄기 자체만으로도 화려하다. 겨울 수목원의 백미는 역시나 아늑한 실내다. 초록식물로 가득하고 휴식공간이 가득하다. 한쪽에는 식물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정원상담실과 체험교실이 있고, 도서관처럼 만들어 식물 관련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또한 흥미로웠다. 또 '내 식물의 온도는' 이라는 영흥수목원 기획전시는 숲향기홀 로비에서 펼쳐졌는데 온대기후, 지중해기후, 냉대기후, 건조기후에 잘 자라는 식물이 있는지 마치 일상의 휴식 공간처럼 꾸민 장소 또한 여유롭고 힐링하기 좋았다. 야외 수목원으로 가는 길 옆은 전시 공간으로 꾸미고 수목원에서 자란 토종벼며 볏짚으로 만든 크고 작은 작품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영흥공원 로고가 있는 수직정원 식물들은 초록 잎사귀들이 많아서 싱그럽다. 야외 전시장 풍경 야외 전시장은 마냥 황량한 것만 같지만 하늘은 맑고 쾌청했고, 추운 겨울이지만 여전히 초록잎을 간직한 향나무, 편백나무, 소나무 등이 가득한 암석원이 인상적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야외 오두막 같은 공간에는 소담스럽게 모아놓은 밤이며 나뭇잎들이 자연의 선물처럼 전시되어 있다. 야외 전시공간을 슬쩍 돌아 유리온실에 들어갔다. 유리온실로 들어가자 마자 느낀 것은 흙 냄새와 물소리 초록 초록 수많은 식물들이 한꺼번에 모든 감각을 깨우며 초록 샤워를 하는 것처럼 생기를 돋우었다. 한 겨울이지만 유리온실에는 아열대 식물인 야자류며, 식물 바나나와 과일 나무들이 가득했다. 정말 천천히 식물들과 눈을 맞추며 초록빛이 가득한 살아있는 바나나며, 여러가지 꽃들을 바라보며 눈이 휘둥그레하고 신비롭기만 했다. 영흥수목원 유리온실이 거대해 보인다. 유리온실에서 찍은 식물들 처음에는 함께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이 유리온실을 함께 걸으며 여러 가지 식물의 이름을 읽거나 식물에 대한 상식을 서로 나누며 끝도 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 아름다운 공간을 바라보고 여유롭게 식물들을 충분히 바라보며 천천히 유리온실을 즐겼다. 그야말로 한 겨울 속 힐링 공간이었다. 수목원은 그 목적이 휴식과 여가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공원과는 다르게 학술적 또는 교육적 목적을 가지고 조성된 공간이지만 일반 대중이나 가족 단위 일반 시민들도 얼마든지 수목원의 자연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요즘은 모두가 녹지공간에서의 힐링을 원하고 자연과 생태계가 파괴되어 갈수록 점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영흥수목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정원문화 보급 수목원이라는 비전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영흥수목원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더 살아있는 자연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라는 문구를 수목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게시했다. 도서관처럼 조성된 공간에서는 식물에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을 수 있다. 수목원에 방문할 때는 자연보호는 필수다. 쓰레기는 버리지 않아야 하고 지정된 구역만 이용하고 출입이 금지된 곳은 가지 않아야 한다. 공원과는 다르게 동·식물을 채집해서도 안 되고 지켜야 할 약속도 많지만 그만큼 수목원에서 느끼는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온다. 2023년 5월에 개장한 수원의 두 수목원(수원 영통의 영흥수목원과 일월저수지 옆에 위치한 일월수목원)은 정원 문화도시와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은 시민들이 느끼길 바란다. 수목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편안한 휴식공간 체험 전시공간을 갖추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힐링이 필요하다면 한겨울 속 힐링공간 수목원을 추천한다. 수원수목원, 영흥수목원, 영흥수목원데이트, 영흥수목원의 겨울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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