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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이 아름다운 월화원에서 건축의 미를 감상하다
중국전통정원 월화원의 야경
2025-10-26 12:53:55최종 업데이트 : 2025-10-26 12:53: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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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사자가 지키고 있는 중국전통정원 - 월화원 입구 인계동 나혜석 거리, 경기아트센터와도 가까운 월화원은 효원공원 내에 위치한다.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연못, 분재와 수석 등 고급스럽게 꾸며진 조용한 정원은 평소 자주 방문하는데 언제나 아름답고 조용한 여유가 좋다.
얼마 전 경기아트센터에 '길 위에서'라는 공연을 보러 갔다가 공연이 끝난 후 잠시 산책하던 중 마주한 월화원의 야경은 환상적이었다. 월화원 야경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이제야 발견하다니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설렘이 있었다. 월화원은 2003년 10월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교류협력 실행협약에 따라 서로 도시 내에 전통 정원을 조성하기로 약속하고 2005년 11월에 준공된 중국 광둥성 전통 양식의 정원이다. 산과 물, 수목과 화초, 호수와 정자가 어우러져 자연에 조화를 이루고, 곳곳에 새겨진 한문 시와 글이 화려한 중국 영남 정원의 특색을 잘 보여주고 있다. 땅을 파내 연못을 만들고 파낸 흙으로 산 정상에 지은 '인연을 소중히 한다'라는 의미의 중연정 '우정'이라는 정자 월화원 야경에서 필자가 발견한 아름다움은 먼저 하늘과 어우러져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우정이라는 작은 정자 지붕의 모습이었다. 높다란 두 개의 지붕이 상서로워 보이고 처마는 마치 신사의 콧수염을 부드럽게 말아 올린 듯한 모양이다. 추녀 끝에는 하얀 구름이 걸려 건물이 살아 있는 듯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중국의 광둥성과 수원을 잇는다. 밤에 듣는 폭포 소리는 또 얼마나 장쾌한지 도심 한 복판이지만 깊은 산 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월화원 건물의 모양은 직선과 곡선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특징이 몇 가지 보인다. 암수 사자상이 설치된 대문 지붕을 올려다보면 한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마루가 없다. 용마루는 두 지붕을 연결하는 등뼈 역할을 한다. 지붕의 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윗부분에 수평으로 위치하여 장식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비가 새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월화원의 거의 모든 지붕에는 용마루가 없다. 우리나라 건축에서도 왕비 처소에는 예부터 왕이 용을 상징하므로 두 용이 충돌한다거나 혹은 음양의 화합을 상징하는 공간인데 가로로 횡단하는 용마루가 그 흐름을 방해한다는 뜻에서 용마루를 생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옥에서 가장 평범하게 보이는 용마루가 없다는 것이 월화원만의 특징이다. 박공 모양의 두 지붕이 나란히 반듯하게 떨어지듯 하다가도 추녀의 끝에는 위로 치켜올려 유쾌한 표정을 연출한다. 잔뜩 멋을 부린 듯 올라간 추녀의 끝에서 곡선을 타고 둥글게 원을 그리며 구부러져 화려한 서까래와 구부러짐 없이 반듯하고 둥근 기둥과 기하학적인 문양이 이어지며 이국적인 건축의 미를 보여준다. 이는 고온 다습하여 비가 많이 오는 동남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지붕의 형태다. 긴 회랑을 연결하여 만든 지붕은 비나 햇살을 차단하고 정원과 연못을 자유롭게 연결하여 이동이 편하다. 인공호수와 식물들이 어울어진 월화원 야경모습 담장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를 가진 창을 내어 안과 밖의 풍경을 공유하는 느낌이다. 직선으로 이어지는 담장에는 사각형 창에 안이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작은 구멍을 냈고, 둥글둥글한 담장에는 동그랗고 시원한 문을 내어 그 위에 다양한 이름을 썼다. '입아'는 '우아한 경치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 '신운'은 '신비로운 운치 있는 경관문', '통유'는 '깊고 고요한 경치로 아름다운 경치가 통하는 문' '일쇄'는 '안락하고 상쾌한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이다. 커다란 파초잎으로 장식한 동그란 담장 문에는 '지춘'이라 했다. '봄을 느끼다.'라는 뜻이다. 둥근 문을 통해 보는 그 너머의 풍경을 보면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인가' 나도 모르게 파초를 넘나들며 풍경을 즐긴다. 꽉 막힌 담장이 아니라 창을 내어 서로 소통하게 만든 담장과 물의 반영 담장에 '지춘'이라는 글자를 써 놓은 문 무엇보다도 공간을 이동할 때마다 다양한 창문의 위치와 모양을 통해 공간구성이 달라지고 특히 밤에는 또 등불이 있어 정원 공간과 연못을 이어준다. 담장의 문들은 마치 살짝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아내는 느낌이다. 담장 문은 야간에는 조명을 따라 산책로의 구석구석이 궁금해서 탐색하고 싶게 공간을 조성했다. 이 문을 넘어 낯선 공간으로 설레며 이동하게 되고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만드는 공간의 마법이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월화원 야경에서 찾은 아름다움은 연못에 비친 수목들과 건물들의 반영이다. 하늘을 담고 깊은 심연을 내려다 보는 것 같은 검은 수면 위로 거꾸로 세상을 품었다. 깊이를 알 수 없고 깊이 빨려 들어가는 짙은 어둠 속에서도 연못 옆 식물들이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고 자연스레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녹색유리 꽃무늬 통화창이 있는 경관담장 월화원 안내문 월화원은 중국식 전통정원으로 연꽃정자라는 이름을 가진 부용사, 옥란(목련)이라는 식물 이름을 따서 접대와 휴식의 장소로 사용되는 옥란당, 중국 영남지방의 강과 호수에 배처럼 띄워진 월방, 산 정상에 지은 '인연을 소중히 한다'는 의미의 중연정, '우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야경이 아름다운 월화원에 한 번쯤 방문해 보길 바란다.
[수원 월화원 이용 정보]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동수원로 399 (효원공원 내) 운영 시간: 매일 09:00 ~ 22:00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 안내: 효원공원 내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음. 가까운 경기아트센터 주차장 이용 가능(요금: 15분 이내 무료, 1시간 이내 1,000원, 이후 매 1시간당 2,000원, 1일 최대 요금 있음) 교통편: 수인분당선 수원시청역 10번 출구에서 도보 약 15~2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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