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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향기로 사람을 품는 경기도서관, 문이 열리다
지식의 숲에서 한나절 여행을 즐긴다
2025-11-12 10:47:16최종 업데이트 : 2025-11-12 10:47:14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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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구조 내부 공간은 층 간 경계가 흐려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서가는 인간과 자연, 현재와 미래가 대화하는 공간입니다. 한 권의 책이 지구의 숨결을 깨우고, 한 줄의 문장이 행동의 씨앗이 됩니다." 경기도서관에 갔다. 도시 소음은 잠시 멎었다. 늦가을 햇살이 소리 없이 유리창에 맑게 부서진다. 창가 의자에 앉으니 눈에 들어온 글귀다. 도서관을 설명할 때 어떤 말이 가장 어울릴까. 인간과 자연, 그리고 현재와 미래가 대화하는 공간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표현이다. 어디론가 가을 여행을 떠나려다 들른 곳이다. 여행이 꼭 경치 좋은 곳으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을 찾아가면 된다. 그래서 도서관 여행을 시도해 본다. 도서관에서 휴식도 하고, 자기 계발도 할 수 있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다. 개방형 구조는 자연채광이 깊숙이 들어오고, 공기 순환도 원활해진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돼 사람들은 호기심과 설렘을 안고 들어온다. 책의 향기가 퍼지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편안하게 시간을 보낸다. 책을 읽는 것인지, 휴식을 취하는지. 모두가 낯선 환경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나고 있다. 경기도서관은 '기후·환경', 'AI', '사람 중심' 세 가지 키워드를 담아 운영한다. '기후·환경'을 생각하는 도서관 이미지는 곳곳에 문화적 감수성으로 채웠다. 1층에는 기후 위기 인식확산을 위한 조형물과 다양한 환경 도서가 있다. 북극곰 형상 옆에 '기후 변화는 곧 우리의 이야기입니다.'라는 문장을 만난다. 버려진 섬유 등을 활용해 만든 시민 작가의 작품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의자 등을 본다. 시대적 고민을 환경 보호와 자원 순환이라는 가치로 답하고 있다. 기후 환경 도서관답게 회원가입 실물 카드도 없다. 곳곳에 작은 정원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디자인 구성이다. 2층에는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독서 서비스도 선보인다. AI가 일정 부분 음성을 학습한 목소리로 아동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다. 엄마가 일정 분량 정도의 책을 읽으면 인공지능이 이를 학습해 나머지 부분, 혹은 다른 책도 엄마의 목소리로 읽어준다. 책 읽어주는 서비스인데, 모든 가족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 가족이 읽어주는 책, 그리고 책을 가족과 함께 시간. 책 읽기에 친근감을 주고,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습관을 키운다. 책 속에 소란스럽지 않은 언어들로 마음의 결이 고와진다. '사람 중심'이라는 말에는 도서관 열린 구조에서 느낀다. 도서관은 열람실 등 칸막이가 없다. 건물 구조도 내부 공간은 나선형 슬라브 구조로 연결된다. 층 간 경계가 흐려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간이 넓고 트여 보여 사람들의 시선의 흐름도 넉넉하고 풍요롭다. 이용자들은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며, 장시간 머물기에도 부담이 없다. 개방형 구조는 자연채광이 깊숙이 들어오고, 공기 순환도 원활해진다. 무엇보다도 이런 공간 설정은 사람과 책이 함께 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인식된다. 도서관은 개방형 자료실과 북카페, 창작 공방, 시민 강연 홀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벽면의 일부는 지역 예술가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기존에 열람실 위주의 도서관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곳이 낯설다. 그런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조용히 앉아 책을 읽을 공간이 없다고 타박한다. 이에 대해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언론 인터뷰를 들으면 달라질 수 있다. 김 지사는 "관장이나 도서관 직원들에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도서관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저 건물 크게 짓고 책만 잔뜩 갖다 놓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처럼 경기도서관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도서관'이다. 굳이 다시 말한다면 도서 문화 복합 공간이라고 하고 싶다. 경기도서관은 도서 문화 복합 공간이라는 느낌이다. 도서관 홍보 관계자는 "우리 도서관은 기후 환경 도서관이다. 4층에 지구를 지키는 책들이나 기후 환경 공방 그다음에 기후 행동 1.5도 그런 공간이 있다. 그리고 전반적인 공간들이 모두 열려 있다. 도민들 소통과 연결을 위해 그렇게 만들었다. 이는 도립도서관으로서 일선의 공공도서관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시도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전국 최초로 조성된 AI 창작공간과 AI 스튜디오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정보의 격차 없이 누구나 이용하실 수 있도록 도서관 공간을 설계했다."라고 말한다. 책장을 넘기는 시간은 사람들이 세상을 지혜롭게 버티기 위해 쌓아온 습관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핸드폰으로 일을 처리하고 소비를 즐긴다. 하지만 도무지 채워지는 것이 없다. 도서관에 오면 세상의 빠른 속도가 차단된다. 책 속에 소란스럽지 않은 언어들로 마음의 결이 고와진다. 끝까지 읽지 않아도 좋다. 잠시 문장 사이를 헤매면 생각이 만들어진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발효된다. 문장에 머무는 동안 그 고요와 느림이 평화롭다. 책장을 천천히 넘기는 감각도 살아난다. 이렇게 가벼운 책 한 권도 들지 못하고 바쁘게 살았다는 성찰도 한다. 가을 햇살이 좋은 날 감성적이고 문화적 공간에서 한나절 지식 여행을 즐긴다. 책장을 넘기는 시간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 그건 사람들이 세상을 지혜롭게 버티기 위해 쌓아온 습관이다. 그 습관을 견디는 힘이 우리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다. 가을 나뭇잎처럼 무수히 떨어지는 책 속의 언어들이 숲을 만든다. 그 숲속에서 우리는 자신에 한 발 더 다가선다. ![]()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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