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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성곽길을 따라 걷다! 수원화성 가볼 만한 곳 창룡문 반나절 여행
창룡문·동1포루·화성행궁까지, 수원화성 동쪽 성곽길 산책 코스
2026-06-26 14:11:36최종 업데이트 : 2026-06-26 14:11:3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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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초록빛 잔디 광장 사이, 한 폭의 그림처럼 서 있는 수원화성의 아름다운 창룡문이다. 수원화성에는 동서남북 네 개의 문이 있다. 팔달문은 여러 번 가보았고 장안문과 화서문도 익숙한 곳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창룡문만은 늘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자주 찾는 장소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늘 지나치기만 했던 수원화성의 동문이 문득 궁금해진 날! 한가로운 평일 오전, 창룡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하나다. '왜 이제야 왔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다. 동쪽을 지키는 문이라는 말이 절로 이해되는 풍경! 평소 자주 다니던 수원화성 안에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게 느껴졌다. 익숙한 여행지 안에서 새로운 장소를 발견한 기분이랄까. 창룡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날의 산책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정조 시대, 가장 길고 험난했던 동쪽 성벽 공사의 역사가 시작된 곳에서 본격적인 역사 산책을 시작해 본다. 창룡문은 1795년 정조 19년에 세워진 수원화성의 동문이다. 이름은 오행설에서 동쪽을 지키는 신령한 동물인 '청룡'에서 유래했는데, 음이 변해 창룡문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안내판을 읽다 보니 '산상동성(山上東城)'이라는 다소 낯선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한자를 풀어보면 '산 위의 동쪽 성벽'이라는 뜻인데, 정조 대왕 시절 수원화성을 지형과 방위에 따라 네 구간으로 나누어 계획할 때 쓰던 정식 공사 명칭이다. 창룡문이 속한 이 산상동성은 나지막한 구릉지의 완만한 경사지를 따라 길게 이어지며, 화성의 네 구간 중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한다. 평탄해 보이지만 군사적으로는 동쪽의 넓은 평야를 한눈에 감시할 수 있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지도를 살펴보니 창룡문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을 호위하듯 쇠뇌를 쏘기 위해 높게 쌓은 동북노대부터 동일포루와 동남각루까지, 무려 16개의 성곽 시설물이 촘촘하게 성벽을 따라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선조들의 정교한 건축 미학과 역사의 숨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야외 박물관에 가까운 구조였다. 연무대와 활터가 내다보이는 풍경, 옛 군사 훈련장은 이제 여행자들을 반기는 평화로운 광장이 되었다. 창룡문을 기점으로 주변을 넓게 둘러보면 수원화성을 대표하는 핵심 시설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독특한 원통형 모양의 동북공심돈과 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동북각루(방화수류정), 그리고 봉돈 등이 이 구간에 밀집해 있다. 특히 성문 길 건너편에는 무예를 수련하던 동장대(연무대)가 넓게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금은 활쏘기 체험을 하러 온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평화로운 장소지만, 과거에는 장용영 군사들이 치열하게 무예를 연마하던 훈련장이었다. 창룡문 안쪽의 넓은 광장 역시 수많은 병사가 대열을 정비하며 모이던 장소였다고 한다. 과거의 치열했던 군사 요새는 이제 푸른 잔디밭과 함께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다. 하지만 한 곳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정조 시대의 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오가던 풍경이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진다. 성문 하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군사도시의 한복판을 직접 걷고 있다는 사실이, 창룡문 여행을 더욱 흥미롭고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손끝으로 섬세한 성곽의 구조를 느껴볼 수 있는 3D 모형, 열린 문화유산의 다정함이 묻어난다. 창룡문 옹성 안쪽에는 공사를 맡은 감독과 석공 책임자의 이름이 새겨진 실명판이 남아 있다. 2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공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흔적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다니…!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름을 바라보니 성곽을 쌓았던 사람들의 노고가 떠올랐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전쟁 때 창룡문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점이다. 1960년대 사진에는 파괴된 모습이 남아 있다. 이후 1976년 정리의궤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되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창룡문은 오랜 기록과 복원의 노력 덕분에 다시 세워진 문화유산인 셈이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선 모습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웅장한 성문과 곡선미가 돋보이는 옹성, 그리고 천장을 수놓은 화려한 청룡의 자태까지! 안팎을 오가며 만난 다채로운 풍경들을 한데 모았다. 창룡문 오른편에는 문화재를 알기 쉽게 만든 3D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실제 크기의 50분의 1 규모로 제작되어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데, 문화재를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끝으로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창룡문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듯한 기분도 들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원한 돌그늘과 쉼 공간이 나타난다. 무더운 여름날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고, 성곽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기에도 좋다. 보는 재미와 체험하는 재미가 함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창룡문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머물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처마 밑에 서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순간,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경험하는 것이 창룡문 탐방의 진짜 매력이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한 번 올라가면 끝이 아니다. 또 다른 계단이 이어지고, 중간층 같은 공간도 나타난다. 이곳저곳 오가며 풍경을 보다 보니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방화수류정과 연무대, 화성어차가 움직이는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과거에는 군사들이 주변을 살피며 경계를 섰을 장소이겠지만 지금은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전망대가 되어준다. 창룡문 하나만 둘러봤을 뿐인데 계속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어쩐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게는 수원화성의 유명 명소들에 가려져 있었지만 막상 와보니 오래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되었다. 성벽 너머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수원의 도심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시원하게 펼쳐진다. 오전 9시에 도착했는데도 6월의 햇살은 벌써 뜨거웠다. 양산과 물을 챙겨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창룡문에서 화성행궁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평탄하다. 화홍문에서 창룡문 방향으로 걸을 때 느껴지는 경사와는 또 다른 분위기다. 아침 운동을 나온 시민들은 조깅을 하고 있었고 외국인 여행객들도 성곽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일상과 여행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광지만 둘러볼 때는 느끼기 어려운 수원의 평범한 아침 풍경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조금 더 걸으면 동일포루가 나타난다. 사방이 개방된 구조라 처음에는 정자처럼 보인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적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설명을 읽고 나니 탁 트인 조망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복원 공사가 한창인 성곽길을 지나 수원시미디어센터, 수원화성박물관을 거쳐 도달한 화성행궁의 앞마당. 창룡문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수원의 깊은 역사와 문화 속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동일포루를 지나자 여장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공사 범위가 길어 성곽길 대신 큰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수원화성 한 바퀴 걷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공사 구간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다. 내려오는 길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수원시미디어센터가 있고, 조금 더 걸으면 수원화성박물관과 수원시립미술관이 이어진다. 역사와 문화, 예술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수원의 대표 공간들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차례로 둘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 목적지는 화성행궁이다. 창룡문에서 시작한 산책이 어느새 수원의 대표 문화공간을 모두 만나는 반나절 여행으로 이어졌다. 수원화성을 찾는다면 팔달문이나 화성행궁만 둘러보고 돌아가기 아쉽다. 조금만 발길을 옮겨 창룡문을 걸어보자. 성곽길의 풍경과 역사, 그리고 수원의 문화공간들이 하나의 길로 이어지는 알찬 여행 코스를 만날 수 있으리라! [창룡문 주차장 이용 안내] ○ 창룡문 주차장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261-82 ○ 연무대 공영주차장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 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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