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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마다 만나는 예술과 쉼, 수원 행궁동 골목 산책기
차 없는 거리 실험부터 주민 참여 정원까지, 사람이 머무는 골목
2026-09-14 16:32:55최종 업데이트 : 2026-09-14 16:32:52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정원에 올라서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정원에 올라서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원시립미술관 뒤편과 화성행궁 옆 우화관 일대는 북적이는 광장에서 한 걸음 벗어나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그중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정원은 전시 관람객은 물론 산책객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화성행궁과 행궁동 골목, 수원화성 성곽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어 잠시 머물기만 해도 여유가 생기니까 말이다.

수원화성을 따라 걷다 보면 생각보다 이동 거리가 길다. 그럴 때마다 곳곳에 마련된 의자가 반갑다. 행궁동은 걷는 즐거움뿐 아니라 쉬는 시간까지 세심하게 챙긴 동네라는 생각이 든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공간들은 저마다 다른 풍경을 품고 있었다.

공방거리 골목 곳곳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공방거리 골목 곳곳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공방거리 안쪽으로 들어서면 열린문화공간 '후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무료 전시회를 만날 수 있는 작은 문화공간이다. 현재는 수원의 영화와 극장 이야기를 다루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지역 문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산책 중 잠시 들러 지역의 이야기를 만나기에 알맞은 장소다.

행궁동의 매력은 이러한 문화 공간뿐만 아니라 잠시 머물 수 있는 장소들이 골목마다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요즘 행궁 여행자 스테이션과 남창초등학교 바로 옆에 공원처럼 조성된 수원화성 하남지터 같은 공간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잠시 앉아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긴 산책에도 여유가 생긴다. 담장 곁에 가꿔진 작은 화단에서는 일상의 온기도 느껴진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는 소식을 현수막으로 알려주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는 소식을 현수막으로 알려주고 있다.


행리단길을 걷다 보면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거리라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넓어진 보행 공간에는 산책객과 관광객이 어우러지고, 상점 앞에 잠시 멈춰 서도 차량을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 지금의 풍경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노력이 쌓인 결과물이다.

수원시는 지난 5월부터 행리단길 주요 구간인 화서문로 34번지에서 신풍로 47번지까지 약 220미터 구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로 인해 8월 한 달간 잠시 중단되었다가 9월 5일부터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차가 사라진 거리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모이고, 날씨가 선선해진 요즘 걷기 좋은 시기가 찾아온 것!

행리단길 메인 거리는 보행 공간이 넓어지면서 사람 중심의 거리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행리단길 메인 거리는 보행 공간이 넓어지면서 사람 중심의 거리로 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행궁동 골목이 깔끔하게 유지되는 데에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손길이 더해져 있다. 생활 공간을 함께 가꾸며 골목을 아끼는 모습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이곳은 수원화성 주변에 위치해 있어 높은 건물을 짓기 어렵다. 덕분에 한옥과 낮은 주택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집들과 아담한 길은 행리단길의 활기와는 다른 결의 매력을 보여준다.

주민들의 손길과 도시의 역사적 특징이 함께 어우러지며 지금의 행궁동이 만들어졌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곳 산책의 즐거움이다.

의자처럼 만든 화분과 작은 쉼터가 공방거리 골목에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의자처럼 만든 화분과 작은 쉼터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행궁동을 걷다 보면 평범한 화분과 다른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의자처럼 만들어진 화분부터 나무 주변을 정성껏 가꾼 공간까지 골목마다 작은 볼거리가 숨어 있다. 주민 모임과 상인회, 지자체의 정원 만들기 사업이 힘을 모아 골목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꾸민 점이 돋보인다.

걷다가 지칠 때쯤 마주하는 의자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상점과 주택 사이에 놓인 작은 의자 하나가 골목의 표정을 생기 있게 바꾸어 놓는다. 거창한 관광지보다 이런 아기자기한 장치를 발견하는 재미 덕분에 길이 더욱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가로수 보호대에 그려진 그림과 주변에 심어진 꽃들이 행리단길에 작은 활기를 더한다.

가로수 보호대에 그려진 그림과 주변에 심어진 꽃들이 행리단길에 작은 활기를 더한다.


행리단길의 가로수 주변을 살펴보면 작은 그림과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서 자칫 지나치기 쉬운 나무 주변까지 세심하게 손을 더해 놓았다. 가로수 보호대에 그려진 그림과 꽃들이 상점과 골목 사이에 작은 활기를 더해준다.

어쩌다 보니 2주 연속으로 금요일마다 이곳을 찾게 되었다. 지난주에는 수원 재즈프린지 페스타를 구경했고, 이번 주에는 공방거리에서 열린 조선달빛장을 만났다.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고, 공연과 장터를 둘러보는 즐거움이 산책에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팔달문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오래된 집과 작은 가게, 성곽 너머의 풍경이 어우러져 걷는 재미가 있다.

팔달문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오래된 집과 작은 가게, 성곽 너머의 풍경이 어우러져 걷는 재미가 있다.


팔달문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 속도를 늦추니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장면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집과 작은 가게, 성곽 너머로 이어지는 풍경까지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시선이 머무는 곳이 생겼다.

이번 나들이에서 좋았던 점은 목적지를 정해 놓고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멈추고,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다시 성곽길로 나와도 좋았다. 천천히 걸을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는 매력적인 동네다.

[주요 장소 기본 정보]
○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및 공방거리 일대 (수원시립미술관 기준 팔달구 정조로 825 / 하남지터는 남창초등학교 인근)
○ 행리단길 차 없는 거리 운영: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 5시 (화서문로 34번지 ~ 신풍로 47번지 구간)
○ 주요 무료 쉼터 및 문화공간: 열린문화공간 후소, 요즘 행궁 여행자 스테이션, 수원시립미술관 옥상정원, 수원화성 하남지터
○ 주차장 정보: 수원시립미술관 지하 주차장 및 화성행궁 노상 주차장 이용 가능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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