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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정원, 모두의 정원을 꿈꾸는 ‘연무 정원 가드너’
시민 주도형 마을 정원을 만들기 위해 뜻있는 연무동 주민 모여
2024-06-24 13:41:16최종 업데이트 : 2024-06-25 09:51:19 작성자 : 시민기자   장설화

'연무 정원 가드너' 가 가꾸는 가로화분에 꽃이 화사하게피었다.

'연무 정원 가드너'가 가꾸는 가로화분에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누구나의 정원'이라는 목표로 정원을 가꾸는 이웃들이 있다. 개인 정원, 혼자만의 정원이 아닌 공공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 '시민 주도형 마을 정원'을 만들기 위해 뜻있는 연무동 주민들로 구성된 '연무 정원 가드너'가 주인공이다. '연무 정원 가드너'를 알아보니 지난 2015년 '수원시 아름다운 정원 만들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심은용 대표가 함께하는 단체다.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 그를 만났다. 

 

여름비가 온 뒤여서인지 해가 조금 수그러진 날. 심 대표의 주택에 들어서니 분주히 정원에서 모종을 나누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바쁜 손길을 멈추고 반갑게 맞아준 그에게 '연무 정원 가드너'에 관해 물었다. 

 

Q. '연무 정원 가드너'는 어떤 단체인가요? 단체 대표는 누구신가요?

 

'연무 정원 가드너'는 비영리 단체로 이름 그대로 '연무동을 사랑해 함께 볼 수 있는 정원을 가꾸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나만의 정원이 아닌 공유하는 정원을 만들자'가 이 단체의 목표에요. 현재 제가 대표를 맡고 있어요. 

 

Q. '연무 정원 가드너'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연무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2022년에 '마을 조경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이후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운 교육생들이 모여 경기도 상상캠퍼스에 견학 가고, 광교 둘레길과 용연을 둘러보고, 수원성 걷기도 함께 했어요. 친목을 도모하다가 지역에 도움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죠. 그렇게 '연무 정원 가드너'가 시작됐어요.

 

Q. 교육을 받고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동아리를 만들고 지역에 돌려주기 위해 단체를 만드신 거군요. '연무 정원 가드너'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가드너가 지역 주민이잖아요. 가드너로 활동하면 본인이 사는 곳에 꼭 심고 싶은 화초가 생각나요. 그러면 제가 씨를 받아다가 화초 모를 내요. 씨가 잘 안 생기는 화초의 경우, 씨앗을 사 발아시켜 모종해요. 이렇게 모종이 되면 회원들이 나눠가 동네 여기저기에 심는 거예요. 누군가는 동네에 꽃을 심어야 하잖아요.

 

'연무 정원 가드너' 심은용 대표가 회원들에게 줄 꽃모종을 나누고 있다.

'연무 정원 가드너' 심은용 대표가 회원들에게 줄 꽃모종을 나누고 있다.

 

때마침 '연무 정원 가드너' 활동이 열려, 심은용 대표를 따라 모종을 들고 이동했다. 멀리 연무동 쪽박 산 공원에 일복 차림의 주민들이 모여있다. 호미와 조로를 들고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닌다. 가까이 가보니 공원 화단 빈 곳을 찾아 풀을 뽑고 흙을 돋고 있다. 꽃향기를 품고 햇볕에 그을린 그들이 연무동을 사랑해 연무동에 모두의 정원을 만들고 싶은 '연무 정원 가드너'이다.

 

지면에 가까워 잡초와 쓰레기에 덮인 조경수와 화초 주변을 치우고 있는 '연무 정원 가드너'

지면에 가까워 잡초와 쓰레기에 덮인 조경수와 화초 주변을 치우고 있는 '연무 정원 가드너'

 

쪽박 산 공원에서 활동 중인 양월선, 김정순, 황기자, 최윤영, 유한선, 심은용 씨 등 '연무 정원 가드너' 전원을 만나 그들의 정원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공통으로 '연무동 정원 가드너'에 참여하게 된 동기,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단체에 바라는 점을 질문하고 개인적인 소감을 들었다.

 

 쪽박 산 공원 여기저기 조경수 사이 비어있는 곳에 '연무 정원 가드너'가 꽃을 심고 있다.

쪽박 산 공원 여기저기 조경수 사이 비어있는 곳에 '연무 정원 가드너'가 꽃을 심고 있다.

 

양월선 씨는 "연무동 도시재생지원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심은용 님과 알고 지냈어요. 심은용 님이 연무동 마을 교육장 인근에 있는 플랜트 상자(가로 화분)에 꽃 심는 걸 보고 '참 좋다'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에 상상 캠퍼스, 방화수류정 등 함께 견학하자 하기에 참여하다 자연스럽게 가드너가 됐어요. 하나하나 배워가며 지금은 동네 곳곳에 꽃을 심고 함께 기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연무동 행정복지센터에 거주 중인 김정순 씨는 "어르신들이 무단 주차를 막으려고 빨간 고무대야에 이것저것 심어놓은 걸 봤어요. 연무동 특히 행정복지센터 주변에는 노후 된 개인주택이 많아요. 또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집 앞이나 화단 가꾸는 게 어려우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용연과 방화수류정에 늘어난 여행객들에게 잘 정비되지 않은 화단이 보여져 안타까웠어요. 연무동의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연무 정원 가드너'에 참여하게 됐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 주변 손 닿는 곳에 꽃을 심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황기자 씨는 연무동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 조경' 프로그램이 끝나고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연무 정원 가드너'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집 근처가 꽤 어수선하고 지저분했는데 플랜트 상자(가로 화분)도 가꾸고 이렇게 공원도 가꾸면서 '내가 이렇게 했구나, 같이 해냈구나, 이런 결과물이 있구나'하고 감동 받아요. 이것이 노동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도 못 모여요. 기쁨이기에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최윤영 씨는 "연무동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 조경'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황기자 님이 정원 가꾸는 걸 봤어요. 저는 주로 한해살이 화초를 좋아하고 황기자 님은 여러해살이 화초나 나무를 잘 길러내셔요. 서로 잘 맞았고 자연스럽게 동아리 활동하다 '연무 정원 가드너'에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엊그제 황기자 님, 김정순 님과 함께 방화2교 천변 방치된 가로화단에 새로 꽃을 심었어요. 지저분했던 곳이 깔끔해지고 예뻐지니까 연무동이 환해진 것 같아 너무 기뻤어요."라고 전했다. 
 

방화2교 천변 방치된 가로화단을 정비하고 꽃을 심는 황기자, 김정순, 최윤형님

방화2교 천변 방치된 가로화단을 정비하고 꽃을 심는 황기자, 김정순, 최윤영 


유한선 씨는 '마을 조경'으로 시작해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연무 정원 가드너'가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꽃을 보면 누구나 다 웃잖아요. 내 집도 이쁘게 꾸미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끔 가로화단도 가꾸고 모두를 위해 하는 활동이 참 좋아요."

 

심은용 대표는 "우리 회원들과 함께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참 의미 있고 기쁜 일이에요. 이렇게 결속력이 강한 단체가 있을까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건 연무동에 유휴지, 공한지, 자투리땅 찾기가 어렵다는 거예요. 찾아도 그곳을 가꿀 수 있는 화초나 수목을 10여 명의 회비로 감당하기엔 어려워요. 모종도 자급자족해요. 씨를 받거나 씨를 사 모종을 내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방치된 플랜트 상자(가로 화분)를 가꾸고, 철 따라 꽃 심는 정도예요."라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결정적으로 회원들의 평균연령이 너무 높아요. 의지는 하늘을 찌르는데 체력이 못 따를 때가 많거든요. 우리 아름다운 연무동을 위해 '누구나의 정원'을 함께 할 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해요. 그게 저의 바람입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흙투성이 작업복을 툭툭 털며 작업 도구를 챙겨 떠나는 '연무 정원 가드너'의 모습에서 시들지 않는 꽃내음이 났다. 연무동을 사랑하는 가드너의 길이 꽃길이길 바란다.

 

연무동을 사랑하는 심은용, 김정순, 양월선, 황기자, 최윤영, 유한선'연무 정원 가드너'

연무동을 사랑하는 '연무 정원 가드너' 심은용, 김정순, 양월선, 황기자, 최윤영, 유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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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정원가드너, #연무동, #공공정원, #누구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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