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도서관에서 정은주 상주 작가를 만나다
‘세대와 계층을 넘어, 모두를 위한 문학’을 주제로 상주 작가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진행
2024-11-20 14:15:04최종 업데이트 : 2024-11-20 14:14:28 작성자 : 시민기자 허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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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원도서관 입구 가로수가 단풍에 물들어 가을을 느끼게 한다.
11월 19일 오후 서수원도서관 2층 상주 작가의 방에서 정은주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문학 기반시설 상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상주 작가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하였더니 선뜻 일문일답에 응해주었다.
서수원도서관에서 '문학기반시설 상주 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상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은주 작가
◆ 작가 경력은 어느 정도 되었나? - 아직은 초보 작가이다. 상주 작가로 지원할 때가 작가 경력 만 3년 정도였는데, 도서관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서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프로그램에 다 쏟아 붓고 있으며, 작품으로는 주로 에세이(수필)를 쓰고 있다.
◆ '문학기반시설 상주 작가 지원사업'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점이 좋은가? - 상주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큰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상주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있어서 좋다. 또한 도서관이라서 많은 문학 서적을 접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책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문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다. 그래서 자양분을 얻을 수 있고 그것이 기반이 되어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문학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 - 처음에는 청년과의 문학 교류를 먼저 생각하였다. 그래서 인근 대학의 독서동아리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생각하였는데, 도서관 주변의 여건을 볼 때 주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민들이 문학을 통하여 연결되고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내적 성장 및 함께 성장하는 사회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독자와 작가가 연결되는 공간 『한 사람을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5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에 진행하였다. 한 사람을 위한 책 읽기, 고민 등 독자 상담 및 책 추천과 낭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를 생각하면 초등학생 한 명이 왔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찾아와 주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 수원 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서 상주 작가가 궁금해서 오는 이들도 가끔은 있다. 상주 작가 방으로 찾아오는 어린 독자들과의 만남(사진=정은주 작가 제공) 도서관 상주 작가와 함께 하는 '한 사람을 위한 도서관' 홍보물
◆ 2024년 상주 작가 지원사업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발달장애인 예술가와 함께 하는 『청년의 꿈, 그리다』를 진행하게 된 계기는? - 발달장애인을 위한 『청년의 꿈, 그리다』 프로그램은 10월 24일부터 11월 7일까지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했다. 곽민철 발달장애인 작가와 곽은주 The Special Art: BlueWings 대표가 강사로 참여하였다. 곽은주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의 예술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데 곽민철 작가와 연계해 주어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다. 발달장애인 청년과 일반 성인 10명이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은 향후 전시할 계획이다.
◆ 발달장애인인 곽민철 작가를 소개한다면? - 곽민철 작가는 발달장애인으로 『청년의 꿈, 그리다』를 통하여 강사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는 그림을 통하여 소통하고 있는데 생활 속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인물(캐릭터)들을 그림 속에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든다. 그의 그림은 특별한 인물들이 만드는 평범한 이야기이다. 처음 강의를 하던 날 가족들이 그의 강사 데뷔를 축하해주었으며, 그날은 나에게도 아주 감동적인 날이었다.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곽민철 작가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세상과 소통하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 또한 독서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그들과 느리지만 천천히 소통하고 싶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청년의 꿈, 그리다'로 첫 강의를 한 곽민철 작가가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사진=정은주 작가 제공) 정은주 작가의 상주 작업 공간 한켠에 있는 곽민철 작가의 대표 작품이다. 작품설명: 가난하지만 행복한 명수가 있습니다. 명수는 꽃에 물을 주고 하늘을 나는 까마귀도 보면서 열심히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에 외계우주선이 갑자기 나타나 명수가 정성스럽게 키운 꽃을 뽑아 가져가 버렸어요. 잠에서 일어난 명수가 꽃밭에 가 보니 꽃은 이미 우주선에 납치를 당한 뒤라 울컥하였지만, 남은 꽃이라도 잘 키우면서 잘 살고 있답니다. ◆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 - 서수원도서관에서 상주 작가로 활동하다 보니 작가의 방으로 초등학생 아이들이 자주 찾아온다. 처음에는 한두 명이었지만, 지금은 그 친구들의 친구들까지 자주 방문해주고 있다. 그런 아이들을 보니 아동을 위한 동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이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 소통하는 것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내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을 만나고 싶다.
현재 서수원도서관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마무리 되었지만, 상주 작가와 함께 하는 『한 사람을 위한 도서관』은 11월 30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즐거운 독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방문하여 작가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다. 2025년에는 수원시의 더 많은 문학기반시설에서 상주 작가 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양한 작가들이 상주 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같이 동참한다면 공공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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