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장에서 조성칠 회장을 만났다.
(사)한국나무의사협회 경기남부지회 수원시분회(이하 분회). 분회는 수원특례시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새빛정원가꾸기로 아파트 단지를 연 10회 직접 방문해 나무 및 화분 상담, 황구지천의 벚나무 생육개선 외과수술, 일월·영흥수목원 요청시 나무 진단 및 처방, 관내 아파트 요청시 나무 상담활동을 하고 있다.
제81회 식목일을 앞두고 식목행사 현장 대유평 공원에서 농업·과수원 40년 경력인 조성칠 회장을 만났다. 그는 "이제는 나무를 심는 것에 더해, 건강하게 오래 살리는 데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무의사로서 그는 도시 속 나무를 단순한 조경이 아닌 '살아 있는 기반시설'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나무를 '심는 날'에서 '돌보는 문화'로
조 회장은 식목일의 의미를 "나무를 심는 행사에서 나무를 돌보는 문화로 확장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도시의 나무 한 그루는 그늘을 만들고, 미세먼지를 줄이며,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시민의 정서에도 영향을 준다. 그는 "나무를 많이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나무를 잘 살리고 지키는 인식이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무의사는 '진단·처방·예방'의 전문가다. '나무의사'는 병든 나무를 치료한다.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나무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진단, 원인에 맞는 처방, 그리고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예방 관리다.
조 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프기 전에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생활권 수목 관리의 전문성과 안전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구지천 벚나무 생육개선 행사에서 작업 내용을 설명하는 조 회장
도시 나무를 위협하는 진짜 문제는?
수원·경기남부 지역 나무들은 병해충보다 도시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더 크게 노출돼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뿌리 환경 악화 ▲폭염과 가뭄 ▲병해충 복합 피해 ▲잘못된 전정과 관리다.
특히 콘크리트 포장과 토양 다짐, 공사로 인한 뿌리 훼손은 나무 건강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조 회장은 "도시 나무는 단일 원인이 아니라 환경·관리·병해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무는 '뿌리'가 중요하다. 예방 관리의 핵심은 뿌리다. 조 회장은 "뿌리가 건강해야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고 병해충에도 강해진다"며 ▲토양 다짐 방지 ▲배수와 통기 확보 ▲적절한 수분 관리 ▲상처 최소화를 중요 요소로 꼽았다. 또 "문제가 생긴 뒤가 아니라 평소 꾸준히 살피는 것이 가장 좋은 관리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이 벚나무 외과수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시민이 실천할 수 있는 나무 돌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나무 밑동을 과도하게 덮지 않고, 물은 '가끔 충분히' 주며, 줄기에 못이나 끈을 묶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 없이 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는 "나무를 생명체로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태도 자체가 가장 큰 관리"라고 말했다.
이상 신호 보일 때 '무리한 처치'는 금물이다. 잎 변색, 가지 마름, 수피 손상, 수액 흐름 등은 초기 이상 신호다. 이때는 가지를 자르거나 약을 뿌리기보다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나무가 기울거나 줄기 부패, 대규모로 가지 고사 등 안전과 직결된 상황에서는 전문가 진단이 필요하다.
"나무를 건강하게 지키는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
조 회장은 기억에 남는 사례로 "거의 죽은 것처럼 보였던 나무가 토양 개선과 배수 정비만으로 다시 살아난 경우"를 꼽았다. 그는 "나무 치료의 핵심은 증상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환경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무 외피에 난 버섯. 나무의사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조성칠 회장 제공)
기후변화와 도시화는 나무 생육 환경을 크게 바꾸고 있다. 폭염, 가뭄, 불규칙한 강우는 물론 병해충 양상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식재 기반 개선 ▲체계적 유지관리 ▲기후 적응형 수목 관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도시 나무는 이제 조경이 아니라 시민 안전과 환경을 지키는 공공 관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 그루의 나무를 다시 바라봐 주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식목일을 맞아 시민들에게 작은 실천을 제안했다. "내 주변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며 '잘 살고 있는지' 한 번만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이어 "나무 심기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나무를 오래 살리는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입니다. 나무를 심는 시대를 넘어, 나무를 건강하게 지키는 시대로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