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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수원방문의해 공동위원장 '수원의 진짜 저력은 사유(私有)를 공유(公有)로 바꾸는 시민의 힘'
평생 모은 문학·역사의 기록을 지역사회에 바친 김훈동 위원장이 말하는 ‘수원의 힘’
2026-10-20 14:44:50최종 업데이트 : 2026-10-20 14:47: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수원시캐릭터 수원이와 함께 웃는 모습으로 맞이해 준 김훈동 위원장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 인형을 들고 웃는 모습으로 맞이한 김훈동 수원 방문의 해 공동위원장


백수(白壽)를 넘긴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피크가 80대 초반이었다고 고백했다. 고비를 지혜롭고 활기차게 넘어서야 비로소 삶의 자산이 빛을 발한다는 뜻이다. 올해 팔순을 훌쩍 넘긴 여든 둘의 나이. 그럼에도 왕성한 청년의 기백으로 수원의 거리를 누비는 이가 있다.

바로 시인이자 수필가, 전 경기적십자 회장이자 경기농협 본부장, 그리고 현재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이끄는 김훈동 공동위원장이다. 

그는 얼마 전 평생에 걸쳐 수집한 131개국 2,290개의 오프너(병따개)를 사유의 울타리를 넘어 수원시민 전체의 자산으로 기증하고, 평생 손때 묻은 1만여 점이 넘는 수원학·문학 도서를 박물관 및 선경도서관에 내놓은 인물이기도 하다. 정조대왕의 여민동락(與民同樂) 정신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밤을 새워 수원의 숨은 가치를 감성적인 시어로 써 내려가는 그를 만나보았다. 수원이 품은 진짜 저력과 한 인간의 뜨거운 삶의 궤적을 들어보는 시간이 되었다. 

- 삶을 기증하다: 닫힌 마음을 여는 소통의 열쇠 '오프너'와 8천여 점의 문학 자산

지난 9월 수원 화홍사랑채에는 이색적이면서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김훈동 위원장이 한평생 전 세계를 누비며 모은 오프너 2,290점이 수원시의 공식 문화 자산으로 거듭난 것이다. '왜 하필 오프너'였는가에 대한 그의 말을 직접 들어 보자. 

수원방문의 해 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위원장, 반세기 동안 수집한 병따개 2290점 기증

수원방문의 해 추진위원회 김훈동 공동위원장, 반세기 동안 수집한 병따개 2290점 기증(출처 : 수원시 포토뱅크)


"전 세계 각국 여행을 다니면서 기념품 매장에 들어가면 몇 분 안되는 짧은 찰나에도 병따개만 찾았습니다.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나 중국 칭따오 맥주 축제에 가봐도 맥주 마시는 대회만 있지 병따개를 한데 모아 전시해 둔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에게 오프너는 단순히 병뚜껑을 따는 도구가 아닙니다. 단단히 닫힌 마음을 열고, 낯선 세계와의 경계를 허물며 사람과 사람을 따뜻하게 연결해 주는 소통의 열쇠였습니다."
 
그가 오프너를 수집한다는 소문이 돌자 해외에 나간 시의원, 축구 연맹 관계자, 심지어 기업의 주재원들까지 너도 나도 희귀한 병따개를 구해다 주었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오프너부터 모스크바 월드컵 공식 오프너까지, 손때 묻은 역사와 사연이 하나하나 깃든 애장품들이다.

"예술적 소장품은 개인의 집안에 갇혀 있을 때보다 여럿이 나누어질 때 비로소 그 빛이 영롱해집니다. 사유(私有)의 울타리를 넘어 수원시민 전체가 누리는 공유(公有)의 자산으로 망설임 없이 기증한 이유입니다."

그의 기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40여 년 동안 수집한 수원 지역 학교에서 만든 잡지와 일반 대중잡지 창간호 9400여 점을 수원박물관에 기증하였으며, 올해 9월에는 수원 선경도서관에 평생 함께 해 온 개인 소장 도서 2200여 권을 기증했다. 여기에는 서울 남산 문학의 집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열린 '시론(詩論)도서전'에 출품되었던 전문 서적 300여 권도 포함되어 있다.

"대학 시절 시문학지로 등단한 이래, 책은 늘 제 삶의 가장 가까운 벗이었습니다. 책은 혼자 읽고 간직할 때보다 더 많은 이들과 온기와 지혜를 나눌 때 진정한 가치가 빛납니다. 저의 눈길과 손길이 닿았던 이 귀중한 책들이 이곳을 찾는 시민들과 미래를 꿈꾸는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정겨운 이웃이 되기를 바랍니다."

왕성한 청년의 기백으로 수원의 거리를 누비는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이끄는 김훈동 공동위원장

왕성한 청년의 기백으로 수원의 거리를 누비는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이끄는 김훈동 공동위원장


- 수원의 진정한 저력: '왕이 만든 도시'와 '시민의 연대'가 만드는 문화적 힘

김훈동 위원장이 바라보는 수원의 강점은 단순한 역사적 유적지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수원이 지닌 가장 위대한 매력으로 '자발적인 시민 문화와 연대의 힘'을 꼽는다.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수원이 지닌 차별화된 저력은 바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입니다. 수원 박물관을 처음 만들 때, 시의 예산으로 사들인 유물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증해 준 조상들의 유물이 훨씬 더 많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저 역시 1940년대 잡지 창간호부터 평생 모은 자료들을 망설임 없이 바쳤지요. 시민기자 제도나 문화해설사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에너지야말로 다른 도시에는 없는 수원의 차별화된 힘입니다."

또한 그는 과거의 역사와 현대의 젊음, 그리고 미래 기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도시 구조에 주목한다.

"수원은 230년 전 정조대왕이 웅장한 화성을 축성한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입니다. 올해가 축성 230주년이고, 내년이 유네스코 등재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지요. 하지만 수원은 과거에만 갇혀 있지 않습니다. 행궁동 행리단길을 보세요. 전국 최고의 바리스타들과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고 세계적인 대한항공 잡지에도 소개될 만큼 젊은 활력이 넘쳐납니다. 여기에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이 내뿜는 AI·미래 IT 시대의 첨단 기술까지 어우러져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가장 아름답게 공존하는 도시가 바로 수원입니다."

죽기 전까지 50여권의 책을 쓰는 것이 꿈이라는 김훈동 위원장

죽기 전까지 50여권의 책을 쓰는 것이 꿈이라는 김훈동 위원장


- 민·관 연결의 매개자 "공동위원장으로서 행정과 시민을 잇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이처럼 깊은 역사적 안목과 지역사회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공동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행정과 시민, 문화·예술계, 상인회, 체육계 등 지역 내 다양한 주체들을 하나로 묶는 '민관 협력의 매개자'를 자처한다.

"지역의 원로로서 저는 사적인 부탁은 일절 하지 않습니다. 오직 공공성을 위한 직언만을 하지요. 길가에 휘어진 중앙분리대 하나, 하수구 악취 하나라도 시민과 방문객에게 불편을 준다면 밤늦게라도 현장에 달려가 확인하고 시장과 담당 국장에게 바로잡도록 청합니다. 행정이 놓치기 쉬운 현장의 목소리를 모으고 실행력을 높이는 것이 바로 저의 역할입니다."

그는 특히 1,500만 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수원 방문의 해'가 단순한 1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추진위원회·시민추진단 발대식에 참여한 김훈동 위원장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추진위원회·시민추진단 발대식에 참여한 김훈동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수원 방문의 해는 단순한 관광 행사가 아니라 수원특례시의 새로운 자서전을 쓰는 일입니다. 서울부터 화성까지 7개 도시가 함께하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K-컬처 로드 퍼레이드'라는 글로벌 세계 축제 상품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이 대장정의 성공 열쇠는 공직자가 아닌 125만 수원시민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시민 한 분 한 분이 수원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어 따뜻한 환대(歡待)의 정을 전할 때, 방문객들은 다시 찾고 싶은 수원의 기억을 품게 될 것입니다."

- 관찰하고 발견하는 시인의 눈: 《성벽 너머, 수원의 숨은 표정들》과 끊임없는 집필 열정

젊은 시절 서정시에 매료되었던 문학 청년은 나이가 들며 지역사회의 아픔과 역사를 기록하는 서사(敍事) 시인이자 칼럼니스트로 거듭났다. 지난 7월 출간한 서사 시집 《성벽 너머, 수원의 숨은 표정들》은 수원의 숨겨진 역사적 숨결과 현대의 풍경을 시인의 눈으로 찾아낸 고백록이다.

"시인은 관찰하는 사람이요, 남이 보지 못하는 감춰진 가치를 발견해 내는 사람입니다. 성벽 너머 수원의 수많은 명소들이 '나도 좀 쳐다봐 주시오' 하고 손짓합니다. 참수형의 아픔을 딛고 신앙을 증거한 북수동 성당, 수원 3·1운동의 발상지인 종로교회, 나혜석과 최순애를 배출한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수원제일교회 노을빛전망대, 고즈넉한 축만제와 항미정까지… 그 숨은 표정 하나하나를 서사시로 풀어내고 주석을 달았습니다."

청년 시절 다산 정약용의 평전을 읽고 "다산 선생의 500권 저서 중 10%인 50권은 쓰고 세상을 떠나겠다"라고 스스로 약속했던 그는, 신문 칼럼집 《인인화락》 등 수많은 저서를 내놓으며 여전히 밤마다 서재의 불을 밝힌다. 현재 그가 준비 중인 책의 가제는 《더 파워 오브 수원(The Power of Suwon, 수원의 힘)》이다. 

"한 도시가 살아남으려면 독창적인 힘이 있어야 합니다. 왕이 만든 도시라는 역사적 자산이 어떻게 세월을 넘어 '여민동락'의 정신으로 이어져 왔는지, 스포츠·언론·기업·시민 사회 등 분야별로 분출하는 수원의 저력을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집대성할 계획입니다. 젊은 기백으로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는 오늘도 밤늦게까지 글을 씁니다."

"당신의 특별한 여행, 수원에서 시작하십시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훈동 위원장은 환한 미소와 함께 수원을 찾을 전 세계 방문객들과 125만 수원시민을 향해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도시는 깊은 역사가 있기에 위대합니다. 230년 전 정조대왕이 만든 왕의 도시, 발을 디디는 곳마다 숨은 이야기가 샘솟는 곳이 바로 수원입니다. 품격과 재미, 보고 맛보고 즐기는 멋을 모두 담아갈 수 있는 체험형 관광도시 수원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원, 당신을 위한 관광도시(Suwon For You)'입니다. 당신의 가장 특별한 여행을 지금, 이곳 수원에서 시작해 보십시오."

마지막으로 김훈동 위원장께 청년보다도 젊은 마인드와 왕성한 활동 등의 비결을 물었다. 
"잘 먹고, 어디든 오라 하면 거절 않고 달려가며, 남을 돕는 즐거움으로 사는 것"이라고 단순히 담했다. 자신의 삶 전체를 수원의 문화적 자양분으로 환원하며 기꺼이 봉사하는 그의 열정이야말로, 오늘날 수원이 가진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수원의 힘' 그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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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위원장, 오프너기증, 수원방문의해공동위원장, 김소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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