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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나이아가라 폭포'
2015-06-27 02:28:37최종 업데이트 : 2015-06-27 02:28:37 작성자 : 시민기자   이명선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나이아가라 폭포'_1
할 말을 잊은 나이아가라 폭포
 
'버킷 리스트'란 영화를 보면서 나만의 '버킷 리스트'를 적었던 적이 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목록을 적을까란 생각에 뜬구름의 중간쯤 되는 현실 불가능의 몇 가지를 적었다. 그 중 하나가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것'이었다. 
그때만 해도 나이아가라 폭포를 볼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었기에 입버릇처럼 '언젠가 꼭 가서 제대로 나이아가라를 보리라'고만 했지 계획을 세워보지도 못했다. 그러더니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알 수 없는 인생의 바늘이 어찌어찌 캐나다를 가리키며 물줄기 소리에 사람의 소리가 파묻히는 현장과 맞닥뜨렸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나이아가라 폭포'_4
우비도 소용없게 만드는 나이아가라 폭포
 
빨간 우비를 입었으나 쏟아지는 물보라가 시야를 가리며 금세 비 맞은 생쥐 꼴로 만들어버린다.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튀어 오르는 물의 양과 힘이 엄청나다. 눈을 뜨고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어 뒤를 돌아보는 순간 폭포의 위와 아래는 온도차이가 있을까? 불현듯 궁금해진다. 얼굴에 부딪히는 물줄기가 차갑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얼굴에 열이 느껴지며 든 생각이다. 눈앞에 마주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장엄함에 할 말을 잊으면서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른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돌아와 찾아보니 나와 같은 궁금증으로 폭포의 위와 아래에서 온도를 재었던 영국의 과학자가 있다. 제임스 줄이란 과학자가 폭포 아래쪽이 위에서 떨어지는 물로 인해 마찰열이 생겨 위보다 아래의 온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세계 3대 폭포라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서 시답잖은 생각이 왜 들었을까? 너무도 엄청난 일을 겪으면 사람이 순간 멍해진다고 하는 것처럼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꿈처럼 소망하던 일이 일어나고 보니 나이아가라 폭포의 생성원리라든지, 폭포의 물의 양이 어느 정도일까 하는 생각보다 얼굴에 남겨지던 그 느낌만 강하게 각인되어 물의 온도가 궁금해졌던 듯하다. 

그만큼 내 영혼을 잠시 이탈시킬 정도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각인시킨 충격이 컸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빙하기가 끝나는 때에 생겼다하여 빙하기의 선물로 불린다고 한다. 1만2천년 전에 생겼다 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가늠도 어렵다. 
이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의 말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이란 뜻과 다른 유래도 있지만 천둥소리란 표현이 와 닿는다. 사진이나 TV화면 속으로 워낙 많이 봤기에 안 봐도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폭포의 크기와 물 떨어지는 소리는 잠시 두 눈과 두 귀의 기능을 멈추게 했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 '나이아가라 폭포'_2
미국 령의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개의 대형 폭포와 하나의 소형 폭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염소 섬으로 해석되는 고트 섬을 기준으로 캐나다와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로 구별된다. 
둘의 가운데에 면사포 폭포라 불리는 브라이덜 베일 폭포가 아주 작게 있다. 폭포가 주는 위용은 어떤 것이라도 집어삼킬 듯 강한 물줄기이다. 폭포를 바라보는 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면 윈도우 브러시를 작동해야 할 정도로 튀어 오르는 물줄기의 힘과 양이 대단하다.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 사이엔 다섯 개의 커다란 호수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이리 호에서 흐른 물이 수십㎞를 흘러 나이아가라 폭포를 만들고, 떨어진 폭포의 물은 다시 온타리오 호로 흘러간다는 설명이다. 초당 7.000톤씩 흘러내리는 물이 바위를 계속 깎아 내리고 있어 일 년에 조금씩 후퇴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곁들여지는데도 쉬이 이해되지 않는다. 
가이드가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욕조 100만 개를 동시에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하니 바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캐나다 쪽 폭포의 높이가 55m, 폭이 671m나 된다고 하는 사실도 놀라운데 이곳에서 폭포를 타려는 사람들의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는 말에 '왜 목숨을 내놓는 무모한 도전을 하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 상류 지역에서 바라본 옥빛의 물색에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드럼통을 타고 폭포에서 뛰어내렸다는 여인 또한 나와 같은 생각에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심장이 쿵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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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 쪽 나이아가라 폭포
 
한참 물줄기들이 내는 연주에 빠져 그들의 몸짓에 젖어들다 보니 내 몸이 빨려 들어가는 착각이 인다. 수직 낙하하는 물줄기에 대항하는 용 몇 마리가 금방이라도 솟구쳐 오를 듯하다. 굉음처럼 들리는 물줄기가 주는 공포감에 정신이 돌아온다. 폭포아래서 유람선을 타며 바라볼 때는 쏟아지는 물줄기가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상류 쪽에서 바라보는 나이아가라는 장엄하다. 인간들이 내는 소리를 죄다 흡입하는 폭포의 소리는 장엄하다. 
어느 순간 자연의 위대함이 경외감으로 변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공중에서 헬기를 타고 볼 수도 있고, 물 위에서 유람선을 타 폭포 바로 아래쪽까지 가 스릴 넘치는 감상을 할 수도 있다. 걸어서 폭포의 속을 보기 위해 승강기를 이용해 가는 방법도 있다. 다만 겨울엔 결빙으로 인해 유람선 운행이 중지된다고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침식작용으로 인해 폭포의 벼랑이 해마다 후퇴하다가 지금의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선에 위치하게 되었고, 수력발전소를 짓게 되자 벼랑의 붕괴가 약화되었다 한다. 
나이아가라폭포의 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관광시즌에는 수량을 많이 내려 보내고, 겨울엔 적게 내려 보낸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마음이 놓인다.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장관에 들어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시 한 번 와서 밤과 낮이 보여주는 화려한 쇼를 보고 싶기에 오래도록 보호되었음 하는 마음이다. 잘 정돈된 나이아가라 폭포의 주변 공원에서 도시락 먹으며 '나이야 가라'를 외치는 나이 먹은 이의 머리 위로 비처럼 내리는 물방울이 무지개를 그리고 있을 그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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